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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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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bagdudegan] 쪽지 캡슐

2010-09-12 ㅣ No.11131


♡ 아버지 1 ♡



아버지란 …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後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車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 아버지 2 ♡



바쁜 사람들도 ,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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