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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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선 [happinesshan] 쪽지 캡슐

2001-02-15 ㅣ No.4322

 

오늘 우리동네의 땅은 하늘과 20센티미터 정도 가까워졌다.

그리고 우리집을 둘러싼 담은 또 그만큼 높아졌다..

눈 오는게 아주 징글징글맞아 죽겠다.

눈이 눈치없이 많이 온 관계로 오늘 일찍 귀가했다..

좀 환할때 들어와야 그래도 덜 미끄러지니깐..

내일은 또 곡예를 하며 길을 다녀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찔아찔할 지경이다.

 

오늘 오후부턴 지하철이 공짜던데.. 살다보니 폭설덕에 공짜로 지하철도 타고..

이럴땐 눈오는게 참 좋다고 해야 하나?

뉴스에선 눈 무게땜에 건물이 무너지기도 했다는데..

모두들 밤새 안녕하려면 지붕 올라가서 제설작업 해야하지 않을까..

 

아까 들어오다가 참 어이없는 광경을 봤다.

초등학교 일이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어디서 쪼르르 달려오더니

놀이터 앞에서 군고구마 파시는 아저씨에게 친근하게 던지는 말이 글쎄..

 "아저씨 오늘 장사 잘 되요?"

길가던 아저씨도 그 꼬마 하는 말이 참 어이없고 우습게 들렸던지..

 "왜? 장사 안되면 네가 군고구마 팔아주려고 그러냐? ^^"

그 꼬마 멋쩍은 듯 씨익~ 웃더니 또 한다는 말이  

 "저 내일 학교 안가려구요."

꼬마의 말을 들은 근처 문구점 아저씨 왈 훈계하시듯

 "어린이가 학교를 안가면 쓰나아~!"

 "가는 날인데요.. 그냥..(잠시 pause) 안가려구요."

그러더니 이 꼬마 인생을 다 산듯 한숨을 내쉬며 씨익~ 웃는 것이었다.

 

난 별 불량꼬마가 다 있네..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와서 뉴스를 보니 아니 글쎄.. 내일 휴교란다.

그 조그만 녀석이 어른들을 깜빡 속인것이었다..

나도 깜빡 속은것이었당!!!

암튼 요즘 애들은 참 당돌하고 나이답지 않게 조숙하고.. 또 뭐랄까..

맹랑한 꼬마들을 보면 저 나이때 나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암튼 혼자 생각하니 참 웃기다.

 

 

아 참! 난 나이 쫌! 많다는 이유로 큰수산나가 된건감?

암튼.. 갑자기 엄청 늙어버린 느낌..

지언이는 이쁜모니카로 희정이 언니랑 구별하던데..

나도 이참에 이쁜 수산나 할까? 크크큭~

 

아.. 한 쪽에서만 자꾸만 콧물이 나면서.. ( 한 쪽은 진짜 멀쩡함.)

하루종일 10분내지 20분 마다 재채기를 해댔다.

이건 무슨 증상이지?

지금까지 아무에게서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증상인거 같다.

아.. 죽을병이 아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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