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쥐도 새도 모르게 다녀온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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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근 [bosco99] 쪽지 캡슐

2000-02-25 ㅣ No.351

아무도 모르게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부럽죠?

월요일, 새벽 미사 끝나자마자 서울역으로 가서 대전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대전 교구 서품식이 있었걸랑요.

10년 전에 함께 신학교에 입학한 동기들이 사제서품을 받았답니다. 대전 교구는 서울 교구보다 서품이 약 6개월 가량 늦습니다. 입학 동기들이 서품 제의를 입고, 안수받고, 사제가 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월욜에 서품식 보고, 대전에서 하루 잔 다음에 화요일에 한마음 수련장(의정부)으로 향했습니다. ? 우리 중고등부 학생들 중에서 중3, 1 학생들이 "작은공동체 연수"를 받고 있는데, 그걸 보기 위해서죠.

화요일 저녁에 공동체 미사가 있었고, 그들만의 축제도 봤습니다. 새벽 130분까지 계속된 프로그램들...... 몸은 피곤했지만,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날 프로그램이 새벽 한 시 반까지 계속된 것이냐구요? 아뇨. 제가 피곤해서 잔 시간이 그 때였고, 프로그램이 언제 끝났는지는 모릅니다. 하여튼, 연수 담당 신부님과 봉사자 선생님들, 학생들 모두모두 열심히 하더군요.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수요일 오전에 한마음 수련장을 떠나서 잠실 성당으로 갔습니다.

? "손인형" 만드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죠. 어린이 미사 강론 때, 아이들에게 재미난 인형을 보여주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인형 만드는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인형 선생님"께서 아주 친절하게 갈쳐 주셨고, 정말 귀여운 "신랑"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조금만 손 보면, 다 완성될 것입니다.

 

인형을 만든 다음에 석촌동 성당에 동기 신부에게 갔습니다. ?

자고싶어서..... 너무 피곤하더군요. 휴가 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돌아다닌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성당과 성당, 주일학교와 관련된 일을 찾아다니다보니 휴가가 휴가같지 않았습니다. 석촌동 성당에 가서 걍 잤습니다.

 

목욜에 오르간 레슨이 있어서,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머리로는 외우고 있었지만, 몸이 도저히 따르질 않았습니다. "그래, 오늘은 건너 뛰자."

선생님께 전화드려서, 오늘은 도저히 못 가겠다고..... 다음 주에 더 열심히 연습해서 찾아뵙겠다고.....

 

목욜에도 동기 신부 방에서 걍 잤습니다.

그리고, 밤에 집(사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휴가를 어떻게 보낸 것인지?

겨울에 스키장에 많이 간다고 하는데,,,,,, 그런 거 꿈도 못 꿔보고,,,,,,,

목욜 빼놓고는 두 다리 편히 뻗고서 쉬지도 못하고.....

 

그래도, 이번 휴가는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었고, 너무나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새신부님들의 첫 강복도 받았고, 귀여운 우리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 할 수 있었고, 예쁜 인형도 만들었습니다.

 

신부가 된 다음에 처음 맞이하는 휴가를 정말 멋지게 보냈습니다. 특별히 화려할 것도 없었고, 늘어지게 논 것도 아니었지만, 한정된 시간에 이토록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휴가를 통해서 제 자신에 대한 충분한 "충전"을 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지금까지 너무나 게으르고, 불성실하게 본당에서 지낸 것은 아닌지 반성할 기회도 되었고, 나 자신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성실하고, 착실한 신부로 살아가기로 마음만(?) 먹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그렇게 마음 먹음 바를 실천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수유동 신자들을 위해서 열심히 뛰는 신부가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감샤합니다.

 

2보좌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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