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주님과 한마음 한몸되는 성탄절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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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4-12-22 ㅣ No.3265

평소 저를 아껴주시고 제가 몸담고 있는 동대문문화원을 사랑해주는 문화원회원님들을 모시고 땅끝마을 해남, 강진 문화탐방을 1박2일 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여늬 관광여행처럼 버스 안에서 춤을 추느라 서로 껴안고 흔들어 대는 그런 시간이 없어서 개중에는 약간 싱겁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우리 성당 가족회원님들을 포함해서 대부분 회원님들은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목포에서 서울로 오는 마지막 푸로그램으로 버스 안에서 DVD로 영화 "벤허"를 보여 드렸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되시고 쥬다벤허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몸에 기적이 일어나 문둥병이 나으면서 골고다 형장까지 따라갔던 쥬다벤허가 집에 돌아와 사랑하는 여인에게 한 말이  퍽 감동적이죠.

"그분께서 돌아가실 때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무지하여 저들이 하는 짓을 모릅니다'하더군. 그분 말씀이 내게서 칼을 뺏아갔어"

복수의 증오심만으로 가득찼던 이전의 쥬다벤허가 아닌 진정 새로운 모습으로 그는 돌아왔더군요,

그는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의 고통을 목격하고, 그 고통속에서도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라고 울부짖는 예수님과 진정으로 일치를 이룬 것이었습니다.

몇차례 그 영화를 봤지만 그 순간 제 가슴에 쿵하고 와서 닫는게 있었습니다. 며칠 뒤면 성탄절이잖아요. 아마도 그래서일지도 모르죠. 

 

The End라는 마크가 나오고 그 사이 버스는 달려서 어느새 서울시내로 들어서니 주관자인 제가 마이크를 잡고 문화탐방에 함께 가셨던 회원님들께 송별인사를 해야하는 순서였거든요.

갑자기 선운사에서 본 "상사화" 생각이 나더군요.

"고창 선운사 뒷뜰에 가면 상사화란 꽃이 있습니다. 한몸에 붙어 있으면서도 잎은 꽃을 못보고 꽃은 잎을 못봐서 相思花라 한답니다. 이른 봄에 난초 잎처럼 잎이 길게 나서 곧 시들어지고 한여름이 오기 전에 누렇게 돼 버리면 그때사 꽃대궁이 쑤욱 올라오고 망울이 져서 핑크색 나리꽃을 피우는 나리과 球根식물이죠.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 몇백 배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시잖아요? 그런데 왜 예수님과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도 상사화처럼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지,,,,,, 

오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에는 남편이 아내의 고운 머리카락을 다스릴 빗을 사 주기위해서 자기가 애지중지하는 손목시계를 파는데, 아내는 남편의 낡은 시계줄을 사 주기 위해 자신의 고운 머리카락을 잘라 팔잖아요. 일치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진정 며칠 안 남은 성탄절 여러분께서도 방금보신 영화 속의 주인공 쥬다벤허처럼 진정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성탄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하고 인삿말을 하긴 했지만 과연 그것이 제가 할 소리 였던가 생각합니다. 그것은 곧 제 소원이 그러하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 버스안에는 비신자 분들, 그리고 타종교 신자도 계셨으니까 의식치 않을 수 없었어요.

여튼 함께해주신 우리 성당회원님들 고맙구요, 금년 성탄절에 주님과 한마음으로 일치하는 진정한 성탄이 되도록 소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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