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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초고속인터넷서비스- 왜 속도가 안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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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태 [dldydxo] 쪽지 캡슐

2000-02-25 ㅣ No.704

분류:이재홍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왜 속도가 안나오나

 

 

정보통신부 초고속정보망 과장 이재홍 입니다. 오늘은 제 업무와 관련된 주제 중에서 최근 관심을 많이 모으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실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TV나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ADSL. ISDN, CATV모뎀 방식 등 신조어를 동반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진작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또한 정말 선전문구처럼 100배 빠른 속도가 나오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중학교 교실의 휴식 시간에 10대들의 대화를 들어보아도 ADSL이란 단어가 자주 나오는 등 지난 1년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부 통신사업자가 ADSL보다 더 빠른 고속의 인터넷 서비스로 HDSL방식의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전국 주요 일간지의 전면에 컬러로 광고하면서 일반 소비자의 선택을 더욱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좀 설명하여 일반인들이 어려워하고 궁금해하는 것 몇 가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 내용 중 우리가 지금까지 접해온 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종류와 통신방식은 무엇이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과연 100배 빠른 고속 인터넷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우리에게 가장 관심을 주고 있는 ADSL방식의 인터넷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ADSL방식은 기존 전화선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여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 방식입니다. 즉 음성 대역 보다 훨씬 높은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화를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약 8Mbs의 최고 속도(ADSL-Full 또는 회사에 따라서는 ADSL-Pro 사용시)로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이러한 ADSL방식은 전화국에서부터 각 가정까지 반경 3.5Km이내에는 제 속도가 나오지만 그 이상 멀어지면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반경 5Km가 넘으면 실용적인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 됩니다. 다행히 우리 나라는 대부분의 아파트나 주택의 90%이상이 전화국 반경 3.5Km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ADSL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매우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하여 오래된 가옥이나 아파트의 경우 전화선이 낡아 속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통신의 경우 바로 이 전통적인 ADSL방식으로 인터넷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하나로통신이 시행중인 ADSL서비스는 정확히 말해서 FTTC(Fiber To The Curb)방식의 광통신과 ADSL방식을 결합한 변형 방식입니다. 하나로통신은 후발 시내 전화 사업자이기 때문에 한국통신과 같이 시내 곳곳에 전화국을 두기 어려운 약점을 갖고 있어 영업 전략을 다수의 가입자가 몰려 있는 아파트 단지를 주 영업 대상으로 삼고 본국에서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광케이블을 깔고 여기에 광단국장비와 ADSL전화국 장비인 DSLAM이라는 장비를 놓고 ADSL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광케이블이 단지 입구까지 설치되고 단지 입구에서 각 가정까지는 동선으로 된 전화선 케이블이 불과 1Km 안에 있기 때문에 이론상 수치에 근접하는 속도까지 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즉 ADSL방식이라고 선전하여도 FTTC와 ADSL을 혼용한 방식이 더 나은 속도를 제공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흔히들 잘못 알고 있는 상식으로 광케이블이 설치된 아파트라면 각 가정까지 모두 광케이블이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파트 내의 한곳까지만 광케이블이 들어와 있으면 그 지점부터 각 가정까지는 1 Km 이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銅線이라도 길이가 1Km 이내인 경우는 이론상 50Mbps라는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댁내나 아파트 건물 내에서는 굳이 광케이블이 아니더라도 UTP라는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구조의 특수 銅線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가정까지 광케이블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광케이블 설치 아파트라고 선전한다고 하여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보통신부는 초고속 정보통신 건물 인증제도를 작년 5월부터 시행하여 소비자가 주택을 구입 시 이의 구별을 쉽게 해주고 있습니다. 인증을 받은 업체는 별의 개수로 나타내지는 엠블럼을 부착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데 별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게 됩니다. 일단 엠블럼이 부착된 아파트는 광통신 케이블과 UTP라는 고품질의 銅線이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할 예정이므로 향후 20년 이상 고속통신 수요 증가에도 대처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아파트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8Mbps라는 빠른 속도가 왜 우리 가정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은 ADSL을 이용해 본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원인은 일차적으로 인터넷의 속성에 기인하는 점이 많습니다. 가정과 전화국 사이의 가입자망 부분과 전화국과 기간망 간에는 속도 저하 요인이 크지 않은데, 이는 기간망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항상 감시하여 적절히 시설 용량을 증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속도가 저하되는 주요 부분이 바로 컨텐츠를 갖고 있는 서버 컴퓨터의 용량 부족과 이 서버 컴퓨터와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전용선의 용량 부족 그리고 해외 인터넷망의 용량 부족 등에 기인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즉, 최대 시속 350Km의 능력을 갖고 있는 독일제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쉐를 몰고 집에서부터 고속도로 입구까지의 전용 도로를 지나 고속도로를 거의 전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달려 왔으나 목적지 입구의 톨게이트에서부터 목적지까지의 도로가 좁고 차량도 많아(ISP의 전용선 용량 부족) 시속 20∼30Km로 정체되어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며, 그나마 주차장 공간마저 좁아(서버 컴퓨터 용량 부족) 다른 차량이 빠져 나올 때까지 주차장 주의를 빙빙 돌다 빈 공간이 생길 때 겨우 주차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ISP의 전용선 용량 문제와 서버 컴퓨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나온 것이 IDC( 인터넷 데이터 센터)입니다. 한 건물 내에 주요 ISP와 통신사의 초대용량 광케이블과 서버가 같이 모여 있기 때문에 당연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송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IDC 센터에 입주한 ISP는 단독으로 서버 컴퓨터와 ISP 전용선을 운영하는 것 보다 저렴하면서도 고속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게 되는 이점 때문에 최근 IDC 설치와 입주 붐이 일고 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설치한 데이컴 외에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및 Inet 등이 IDC 설치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ADSL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가 나오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주요 통신사업자가 운영하는 서버로부터 공개 파일을 내려 받아 보면 됩니다. 한국통신의 경우 한국통신의 코넷 서버, 하나로통신의 경우 하나로통신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대형 파일을 내리 받아 보면 실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전송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PC파워 유저의 경우 동시에 3개의 서로 다른 서버 컴퓨터로부터 덩치가 큰 파일을 다운 받아 보는 실험을 하기도 하는데 최대 6Mbps정도의 속도가 나온다는 이용자를 꽤 많이 보았습니다.(하이텔의 차세대 통신 동호회의 ADSL난에 가면 실제 사용자의 생생한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하이텔에 접속하여 Go ncl 하면 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측정 단위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보통 3가지 종류가 사용되고 있는데, 우선 실제 파일을 전송 받을 때 PC에 나타나는 숫자는 CPS 즉 Character Per Second로 나타내거나 Bps(Byte Per Second)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하나의 글자를 표현할 수 있는 1 캐릭터나 1바이트는 8비트로 구성되고 약간의 에러 정정 비트가 추가가 되기 때문에 PC에 나타난 CPS 단위에 9∼10배를 곱해야 bps(Bit per second)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150,000 CPS로 나타나는 경우는 대략 1.2∼1.5Mbps 속도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 두루넷 등이 서비스하는 CATV모뎀 방식은 ADSL방식에는 없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즉 케이블TV 방식의 구조가 가지(Tree)형이기 때문에 가입자구간의 병목현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윗 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하단에 영향을 미쳐 속도 저하나 끊김 현상이 잦은 단점이 있습니다. 이는 광케이블과 연결되는 셀당 가입자를 100에서 150가입자로 적정하게 유지해야 대략 1Mbps의 속도를 얻을 수 있는데 비하여 일부 사업자의 경우 특정 구간에서는 400가입자까지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ADSL방식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은 가입자 구간마저 속도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부 통신사업자는 최대 10Mbps의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셀당 최대의 지원 속도이므로 100가입자 이상이 나누어 접속해야하는 현실에서 10Mbps은 이론적인 속도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HDSL통신방식은 원래 Hyper DSL이란 변형 방식으로 건물 내부에 있는 기존 전화선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10BaseT라는 일반적 LAN방식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이론상 10Mbps이나, 실제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시 대부분 1.5 내지 2Mbps의 인터넷 전용선을 사용하는데다 수십∼ 수백 가입자가 나누어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체감속도는 1Mbps이하라 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부는 선진국에서도 선례가 없는 이러한 대규모 고속 통신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적정한 통신 품질을 유지하여 늘어나는 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불만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착수하고 있는 것은 각 통신사업자별로 인터넷서비스를 모니터링 하여 실제 전송 속도 및 끊김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발표하는 품질 평가제의 실시입니다. 올 4월경에 발표할 예정에 있는데 서울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장소에서 측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전 세계적인 ADSL 관련 부품 구득 난으로 인해 ADSL 모뎀 및 관련 장비를 만들지 못하여 아직도 많은 예비 가입자를 해소하지 못하는 ADSL 서비스는 올 3- 4월경에 적체가 풀릴 전망인 데 ADSL의 전국 서비스가 가능한 한국통신에 대하여서는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중소 도시를 서울 등 대도시에 우선하여 시설을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하나로통신은 망 구조상 대도시 지역을 우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상상을 초월하게 늘어나는 우리 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수나 인터넷 사용자수 등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국민의 정보통신에 대한 관심과 무엇이든지 빨리 빨리 그리고 최고의 것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성이 합쳐져서 작년에 불붙기 시작한 고속 데이터 통신 서비스에 대한 선호는 올해도 그치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 해 정부는 200만 이상의 고속 정보통신 사용자를 예상했지만 많으면 300만에도 이르지 않을까 예측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이런 대규모 고속 통신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적정한 통신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 때문에 스트레스는 더욱 쌓여만 가는 게 사실입니다. 더욱이 얼마전 한 컴퓨터 중견기업의 해외 CEO로 자리를 옮긴 우리 부의 한 동료 과장을 떠올리면 더욱 만감이 교차하게 됩니다.

 

정보통신부 초고속 정보망 과장 이재홍 jhlee@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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