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전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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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10-21 ㅣ No.423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나해. 2000. 10. 22)

                                                   제1독서 : 이사 2, 1 ∼ 5

                                                   제2독서 : 로마 10, 9 ∼ 18

                                                   복   음 : 마태 28, 16 ∼ 2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우리는 올해 초부터 선교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가서 또 가정을 방문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이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을 따르기를 바라면서 조금은 창피하고 조금은 어색하지만 열심히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가서 이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에 따라 다른 이들의 핀잔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눈길도 마다하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아마 우리의 선교활동의 결과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 지나고 나면 좋은 모습으로 결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합

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선교활동을 하면서 하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사실 오늘 복음 마지막 부분에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주며 힘과 위로를 줍니다.  우리가 어디를 가려고 할 때 혼자보다는 같이 가면 더 힘이 되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좋은 일, 득이 되는 일에 함께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함께 한다고 하지만 나쁜 일이나 자신에게 피해가 있을 듯한 일에는 어떠한 이유를 들어서라도 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함께 있겠다"고 하시는 이 말씀은 언제 어느 때라도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삶의 성공이나 성장하는 때만이 아니라 실패와 어려움을 겪을 때도 함께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예수님께서 "함께 있겠다"는 이 약속은 더 없이 우리에게 위로와 힘이 됩니다.

"어떤 사람이 인생의 마지막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인생 속에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보는데 어떤 때는 한 사람의 발자국만이 남아 있고 어떤 때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발자국만 있는 때는 자신의 삶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였고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남아 있던 때는 편하고 행복하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하느님께 '하느님, 당신은 언제나 함께 있겠다고 하시더니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어디 가셨습니까?  그래서 저 혼자 그 험한 길을 가게 하셨습니까?'하고 따졌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아들아, 무슨 말을 하느냐 나는 항상 너와 함께 하였단다.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내가 너를 업고 그 길을 지나왔고 네가 행복하고 편할 때는 너 옆에서 아무 말 없이 동행하였단다.  섭섭한 것은 바로 나란다.  어렵고 힘들 때는 나를 찾아도 편하고 행복할 때는 나에게는 관심도 없이 다른 일에만 신경 쓰지 않았느냐'라고 대답하셨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함께 하고 계십니다.  선교를 한다고 하면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은 전하지 못하고 단순히 하느님의 말씀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어 우리와 함께 기뻐하시고 우리와 함께 슬퍼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을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할 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것을 살아갈 때 다른 이들에게도 주님께서 명한 것을 지키도록 가르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명한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일이 이론적이거나 공허한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가르치는 것입니다.  오히려 삶 자체가 가장 훌륭한 가르침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복음적으로 살아가는 노력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신앙인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문제는 각자가 결단할 일입니다.  보험 가입을 권하듯이 신앙을 권할 수는 없습니다.  신앙으로 말미암은 인간 삶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을 우리 스스로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그 자유와 풍요로움의 길을 권할 수 있습니다.  선교활동은 단순히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며, 섬김을 받으러오시지 않고 섬기러 오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섬기며 사랑하는 삶

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이 아닌 함께 살아가고, 함께 사랑하며, 함께 섬기는 삶을 살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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