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만남을 위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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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telecop2] 쪽지 캡슐

2000-03-15 ㅣ No.1125

 

 

사랑에 미친 사람,

그러나 풋자두처럼 상큼한 눈빛을 가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계절병에 취해 무작정 동경의 도시를 꿈꾸며

새벽열차를 같이 타고 떠날 수 있는 홀가분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웃고 있지 않아도 만나면 무작정 좋은

하늘같은 마음씨를 가진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얘기를 나누고 싶다.

 

작지만 그래도 따뜻한 손을 가진 사람,

한번쯤 실연에 울었던 사람을 만나 세상 얘기를 하고 싶다.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러나 한 잔의 술로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다.

 

커피를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과 어느 호젖한 찻집에서

함께 찬찬히 찻잔을 기울이며 사람사는 도시를 애기하고 싶다.

 

눈물나는 세상을 위하여 일찍이 불을 끄고 돌아눕는

체념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눈매가 단정한 사람,

그러나 우수에 젖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무리 떠들어도 조용히 내 애기만을 들어주는

가슴이 넓은 사람, 포용력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느 겨울 날,

퇴근 길에 내 집앞에서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기다려줄,

가슴엔 온통 내 모습뿐인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이 없는 사람과 만나 오래오래 사랑을 나누고 싶다.

 

 

 

 

P.S>  올 봄에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 보시는 건 어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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