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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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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bagdudegan] 쪽지 캡슐

2010-09-12 ㅣ No.11128


교우님 안녕하세요, 여름철 건강히 지내셨나요?

제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100편 올려야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었습니다.

이제 네편 남았네요,

나머지 네편은 그동안 제가 올렸던 글 중에

제 자신에게 맘에 들었고, 교우님께서 많은 호응을 해주셨던

음악과 글을 다시한번 올리면서 100편을 채울까 합니다.

글을 올리면서 여러모로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母性)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빵 사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



석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따뜻한 옥수수라 했습니다.


두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어젯밤 먹었던 꿈이라 했습니다


지금 내 동생이 살아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이 달에는 이 달에는 뭐라고 했을까요...



♡ 거지의 소원 ♡



따끈한 밥 한 그릇

배불리 먹고 싶어요

맹물에 말아서

된장 찍어 먹고 싶어요


옥수수 한 개만 있어도

하루에 한 알씩 뜯으며

엄마 찾아가고 싶어요

옥수수 두 개만 있어도

엄마를 만날 것만 같아요


하얗게 내리는 눈이

모두 쌀이었으면

혹은 자꾸만 쏟아지는

땡전이었으면


오늘밤 꿈에서도

개구리 먹으면 좋겠어요

꿈만 먹고 살았으면

생시에는 내가 남이었으면...


우리의 바람은

끝도 없어요

그러나 거지의 진짜 소원은

그 중에서 딱 한 번

남에게 무엇이든 주고싶어요




- 탈북 작가 장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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