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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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1999-05-11 ㅣ No.235

출애4,21 "나는 그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여 내 백성을 내보내지 않게 하리라."

하느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해놓으셨다는 것은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1)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로 창조되어 선과 악중에서 임의로 선택할 자유를 가집니다. 누가 만일 의도적으로 악을 택한다면 그는 되돌아오기 어려운 위치에 머물면서 '완고하게 된다', 이런일이 생길때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께서 그의 완고함을 보고 계시다는 뜻으로 볼수 있습니다.

 

2)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은 인간의 자유선택과 역사의 모든 움직임을 아시기에 모든 인간과 역사는 하느님의 전능아래 있고 그분의 허락하심에 따라 이뤄진다고 전제됩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은 파라오나 모세 때문이 아니라 야훼 하느님의 뜻과 능력에 전적으로 기인되며, 그분은 당신 목적을 위해 일체의 주권을 갖고 쓰신다는 신앙의 반영에서 나온 표현일 수 있습니다.

 

3) 고대 동방인들의 사고방식에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긍정적인 면 뿐 아니라 부정적인 일들까지도 다 하느님과 연관시켜 말했습니다. 즉 '하느님이 죽이셨다', '하느님이 완고하게 하셨다'는 식으로 일어난 모든 결과를 하느님께로 원인을 돌려서 생각하는 말의 표현인 셈입니다.

 

나아가 고대 에집트에서 파라오는 나라를 보호하고 외국을 정복하는 살아있는 신으로 여겨졌는데 이러한 파라오가 완고해졌음은 그의 이성과 지성, 판단력이 마비되어 사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불합리성에 빠져있음을 가리킵니다. 그로 대표되는 무력한 에집트의 신성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며,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한층 강력하게 증언해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애4,24 "모세가 길을 가다 어떤 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께서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죽이려 하셨다"

 

신앙의 신비중에 한가지는 불림을 받은 사람이 부르신 분에게 위협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야훼께서 사람을 부르시고 일깨우고, 요구, 명령하십니다. 그리고 불리운 자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저를 나타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나가는 사람들은 곧잘 이러한 위기 상황에 부딪칩니다. 모든 확신과 미래, 생명까지 위협당하게 됩니다. 더구나 그 위기가 자신을 부른 하느님에게서 올 때 야곱처럼 끝끝내 붙들고 늘어지거나 시뽀라 같은 협조자의 도움을 받아 그 위기를 헤쳐나가면서 한층 깊은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하게 됩니다. 즉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엄청나게 내리누르는 위기 상황을 할례등 전례 행위를 통해 구원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새롭게 하느님을 인식하고 새 힘을 얻어 소명받은 길을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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