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지금은 7교시

인쇄

최재영 [bjbj] 쪽지 캡슐

2001-03-31 ㅣ No.6460

                죄...

 

파리 몇 마리 잡아 죽였습니다...

개미는 더 많이 밟아 죽였고...

 

돋아나는 새싹 너무 신기해

철없이 똑똑 따서 찢어도 보고

피는 꽃송이 모가지 꺽어 놀다

버리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미우면 침 퉤퉤 뱉어버리고

까닭 없이 돌팔매질 당하면

이 악물고 혼자서 울었습니다.

때로 빤한 거짓말로 속마음 몰래 감추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 위해 밤을 지샌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맹세코 남의 외밭 넘본 일 없고

내 몫이 아닌 것 탐한 적 없습니다.

다만 가난한 이웃 별로 앞장서

도운 일... 없고

오시는 손님 예수님처럼 융숭히 대접하지 못하였으니

나는 분명 당신의 말씀... 따르지 못한...

착한 학생 못 됨을 잘 압니다.

 

그러나 보다 더 큰 죄는

그것들이 하나도 죄라고 생각되지 않는 생각입니다.

이 오만...

아직 눈물로 통회하지 못하니

아마도 날마다 버려진 고아처럼 쓸쓸하고

까닭모를 고통의 채찍 끝이 없나 봅니다.

 

지금은 7교시... 주님 앞에서 나의 발거벗은 모습을 글썽이면서 바라봅니다...



14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