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인생의 반은 낮 반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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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신 [jjong1029] 쪽지 캡슐

2001-06-14 ㅣ No.6936

어느 마을에 아주 신경질적인 부자가 하나 있었다.

그는 잠시도 하인들이 쉬지 못하도록 들들 볶는 사람이었다. 만약 일이 없으면 일거리를 만들어서라도 부려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하인들은 낮 동안 너무나 심하게 일을 해 밤만 되면 정신없이 잠을 자기에 바빴다. 낮에는 주인에게 시달림을 받았지만 밤이 돼 잠자리에만 들면 언제나 나라의 임금이 돼 신하를 호령하고 만백성을 다스리는 꿈만 꾸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집의 주인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밤마다 남의 집 종이 돼 주인에게 호되게 매를 맞고 심하게 일을 하는 꿈을 꿨다. 주인은 너무도 괴로워 가까운 친구를 찾아가 자

신의 처지와 꿈 이야기를 들려주며 괴로운 심정을 호소했다.

" 이러니 내가 잠을 잘 수가 없다네. 무슨 좋은 수가 없겠나 ? "

 

한참을 듣고 있던 친구가 입을 열었다.

" 자네는 사는 것도 부유하고 하인도 많이 거느리고 영화를 누리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밤마다 꿈속에서라도 남의 집 종이 돼 고통을 당해보는 것도 아주 색다른 경험이 아니겠나. 꿈이 아니라면 세상 의 절반밖에는 알 수 없었던 자네가 아닌가. 그런데 그 꿈 때문에 인생의 안락함과 고통을 함께 맛보며 살고 있는 것이니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그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이며 법칙일세. 사람의 인생살이 반 은 낮이요, 반은 밤이니, 자네가 낮에 그토록 호사롭게 지내면서 꿈속의 고통을 외면하려고 한다면 그게 어디 됨직한 소리인가 ? "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겠으니 모두 모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천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죠. 그런데 천사는 이상하게도 행복 한 바가지를 줄 때마다 불행도 똑같이 한 바구니씩 줬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왜 행복을 준다고 했으면서 불행도 줍니까 ?’ 하고 묻자 천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이 둘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인데, 어쩌란 말입니까? 그게 싫다면 모두 그냥 돌아가시오."

 

(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작은 이야기 | 이도환 엮음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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