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성당 게시판

그대 축일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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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만 [kjm0417] 쪽지 캡슐

2003-01-23 ㅣ No.3681

그날은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컨테이너 가건물 창문 너머의 전철 철목 위에도,앙상한 나무 위의 가지 위에도..... 눈을 즐기는

래로(누가 버리고 갔는지 추위에 떨고 있는 강아지를 거두어서 키우며 붙인 이름)도 주인의 표정을 보며 꼬리 흔들며 반기고...

그날은 1998년 12월 남성미사 후 우리 지역 식구끼리 일배를 더하러 성북역 옆 노지에 있는 허름한 컨테이너 사무실에 모인 날입니다.

시골마을 머슴같은 우직한 모습,낮고 굵직한 음성-그의 첫모습은 우리 어린 시절 동무의 모습이었습니다. 언뜻 그의 모습은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10년 세월의 냉담을 풀고 다시 성당에 나오게 되었다는 첫마디지만 솔직한 고백,

 마음 깊고 따뜻한 성품, 사려 깊은 언행

그 모습은 항상 변치않고 처음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직장을 잃고 사고로 절망의 나날을 보낼 때, 님은 항상 부족한 나를 기억하며 모든 사람이 나를 떠날 때도 잊지않고 함께 해 주었습니다."니콜라오! 나야, 시간 있는가? 바람이나 쐬러 갈까"하며 교외로 나가 조용한 찻집에서 향기 그윽한 차를 마시며 "니콜라오,힘 내고 생각나면 전화해!"하고 말하는 님의 깊은 마음은 참으로 나를 기쁘게 했습니다.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이렇게 아끼고 사랑해주는 친구가 존재하는 것도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겠지 하며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에게는 의리를 지키고, 항상 마음을 비우며 한없이 베푸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만나기 힘든 이 시대의 귀한 사람입니다.

아내도 그를 신뢰하고 사랑합니다.

내가 믿음이 약해지고 마음이 흔들려 반역의 길을 떠날 때도, 아내가 항상 의지하고 도움을 청한 사람도 나의 친구였습니다.

직장에서도 모범 상사로 존경 받고, 가정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다정하고 좋은 가장으로 기억합니다.

봄.가을 두 딸, 늦동이 아들 명재 그들은 아빠를 너무나 좋아하는 그의 재산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사회와 가정생활을 이렇게 풍요롭게 하는 님은 정말 이 시대에 보기 힘든 사람입니다.

님과 지역소공동체와 단체활동을 함께 하며 보낸 5년의 세월은 참으로 나에게 참 사랑과 참 인간의 모습을 느끼게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으로 좋은 친구에게 사랑의 글을 보냅니다

 

[친구 내가 마음에 들지않고 섭섭할 때가 있지? 내 어찌 그대의 마음을 모르겠나

항상 바람에 흔들렸다 이윽고 다시 일어나는 풀잎처럼 연약한 것처럼 보여도

그대는 항상 변치않는 바위처럼 의연하다네

오늘 이 글은 친구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감없이 담아 그대에게 바치는 나의 마음이라네.항상 건강하고 하는 일마다 주님 안에서 잘 이루어지길 비네.신년에는 믿음 더 강건하게 하고, 새롭게 거듭나는 한 해가 되길 우리 함께 빌어보세. 친구........]

 

오는 28일 성토마스아퀴나스 영명축일을 맞는 친구 이강문토마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곽니콜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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