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욥기와 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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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훈 [baptistjohn] 쪽지 캡슐

2001-01-25 ㅣ No.1516

우리 말에 " ''다르고 '' 다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 한 끝 차이로 인하여 그 의미는 '하늘과 땅'의 차이처럼 커다랗다라는 것입니다.

바로 엽기와 욥기가 그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됩니다.

작년 한 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엽기'입니다.

 인터넷에서는 가장 많은 검색어가 '엽기'라고 이야기 할 정도여서 그 사실 자체가 바로 엽기적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엽기는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사냥하듯 쫓아다니는 일' 로써 변태적이거나 비정상적인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처럼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무관한 용어가 최고의 유행어로 자리잡은(?)것입니다.

엽기게임, 엽기토끼, 엽기광고, 엽기파티 등 세상만사에 엽기를 접두어로 무턱대고 갖다 붙이는 엽기 신드롬이 우리 사회를 사로잡은 것입니다.

 정상적인 삶에서의 일탈 혹은 이탈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요즘 세상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을 지경으로,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이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행위가 된 것입니다.  

 정치가 그렇고(국회의원을 장기임대로 4명이나 꿔 주는 엽기적인 행위)

사회도 그렇고(사기와 살인과 성폭행 그리고 학교의 붕괴등 여러가지의 엽기적인 행위들)

경제도 그렇고(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망하지 않는다는 우리 나라에만 유일하게 해당하는 엽기적인 모습)

문화도 그렇고(주관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요즘은 검은 머리카락을 손쉽게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다양한 색깔의 머리카락들의 등장도 제 입장에서는 다소나마 엽기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이 온통 엽기의 물결로 가득찬 세상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구약성서에 나오는 '욥기'는 세상을 미련할 정도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욥기는 의롭고 부유하고 행복하던 한 인물이 돌연한 재앙으로 아내를 제외한 모든 것, 자녀와 재산, 건강과 명성을 하루아침에 몽땅 빼앗기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아내마저 그를 위로하고 붙들어주기는 커녕 하느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윽박지릅니다.

이에 대해서 욥은 불평하지 않고 인내를 다하여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이에 대한 하느님은 욥의 신뢰를 가상히 여기시고 욥에게 복을 두배로 갚아주십니다.

그 후에 욥은 "수를 다 누리고" 행복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욥기적인 행동과 엽기적인 행동

, 우직할 정도로 고통을 받지만, 그러한 뜻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 순종하는 모습과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따라다니는 모습,

 이 두 가지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의 시각에서는 둘 다 비정상적인 행위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앙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특히 하느님이 보셨을 때, 어떤 것이 비정상적인 행동인지는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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