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한신부님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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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랑 [fineart] 쪽지 캡슐

2003-04-22 ㅣ No.5458

 

 

 신부님.

 

고이 잠드세요.

 

 

 

새벽 일찍 눈이 떠진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정갈한 마음 가짐으로 하루를 맞고 싶었다.

 

 

 

당신의 온 삶을,

 

우리네 길 잃은 양들이 혹여, 담장 밖 추운 뜰에서

 

떨고 있을까, 노심초사 예수님의 울타리에 들이고저,

 

 

 

당신 한 몸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신 신부님의 마지막 가시는

 

그 길에  인사라도 드리고자  장례미사가 있는 명동성당엘 갔다.

 

 

 

울컥울컥 치미는 뜨거운 눈물 속에 신부님은 말씀이 없으셨다.

 

다만 신부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르치심만이  가슴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친구신부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신 한 신부님의 편지....

 

 

 

’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포기와 버리기를 하면서도

 

또 다시 내 안의 삶에 버려야 할 것 들을

 

쉽게 버리지를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 내 생의 마지막 시간에 진정으로 포기할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니,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진정한 평화를 맛봅니다.

 

친구에게 마지막 나를 맡긴다는 것이 몹시 미안하고

 

괴롭지만  한편으론 이런 친구가 있음이 무척이나 행복하오.

 

우리 하느님 나라에 가서 다시 만나세...친구여...안녕! ’

 

 

 

조사를 읽으시는 친구 신부님의 가늘게 떨며 읽어내려 가시는

 

목소리에 온통 성당안은 눈물의 바다..

 

 

 

신부님.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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