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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용 신부님 인터뷰 글입니다. -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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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태 [sunsoh] 쪽지 캡슐

2004-07-20 ㅣ No.348

       문화 복음화 시대를 열자

 

                                                              백남용(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장)


  백남용 신부는 자나깨나 ‘전례음악 부흥’을 생각한다. 그의 집념은 절치부심(切齒腐心)에 가깝다.

백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헌장] 제6장(성음악편) 첫 마디,   “온 교회의 음악 전통은 다른 예술 표현들 가운데 매우 뛰어난, 그 가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보고(寶庫)다”라는 문구로 말문을 열었다.

  “교회문화의 맨 앞자리에 있는 성음악이 왜 이토록 침체돼 있을까요. 인식부족과 인재양성 소홀에 원인이 있습니다. 그동안 교회음악가를 양성하는 대학은 대구가톨릭대 한 곳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유망한 음악도들이 개신교쪽으로 대거 넘어 갔습니다. 실로 ‘뼈아픈 과거’입니다.

  백 신부는 “가톨릭의 전통적 문화 예술은 음악, 건축, 미술”이라며 “이 가운데 건축과 미술은 타종교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음악은 너무 뒤쳐져 있다”고 말해E다. 특히 교회음악의 산실은 분명 가톨릭인데 국내에서 그 위상이 뒤바뀐 데 대해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례와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바치는 상당수 기도문은 음악을 통해 음악과 함께 도입됐습니다. 따라서 전례음악을 부흥시켜야 미사 은총이 더 풍요로워지고, 그 속에서 하느님을 더 가까이 느낄 것입니다.”

  백 신부는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서울 중구 중림동)에 희망을 건다. 차인현 신부가 1980년대 초반부터 운영해 온 가톨릭음악원이 기초가 되어 지난해 3월 문을 연 정규 대학원이다. 현재 대학원생 11명, 성음악 아카데미(특별과정) 학생 81명이 공부하고 있다.

  “강의실 열기가 고3 교실보다 더 뜨겁습니다. 대학원생은 5학기에 70학점을 이수해야 할만큼 학업 강도가 높아요. 조금만 기다리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교회음악가들이 줄줄이 배출될 것입니다.”

  독일 베를린 교회음악원에서 수학한 백 신부는 독일식 교회음악가 양성방법을 따른다. 모름지기 교회음악가는 오르간, 피아노, 가창, 지휘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대학원생들은 어느 분야를 전공하건 매학기 이 모든 실기과정을 밟아야 한다.

학생들은 “너무 힘들다”, 교수들은 “이렇게 까지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느냐”며 간혹 불평한다. 하지만 오르간이건, 성악이건 한가지만 잘해서는 교회음악가가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수긍하고 잘 따라온다.

  백 신부는 “이들이 졸업하면 어디가서 일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던진 뒤 “전문가에게 마냥 봉사만 요구하다 개신교쪽에 사람을 빼앗긴 전철(前轍)을 밟지 말자”고 호소했다.

  “희망이 보입니다. 요즘 지휘자를 공모하는 본당들이 늘고 있고, 실제로 몇몇 본당은 적정한 사례비를 주고 지휘를 맡깁니다. 이런 추세는 빠르게 확산될 것입니다. 웬만한 규모의 본당은 교회음악가를 초빙해 합창, 반주, 지휘 등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여력이 있습니다.”

백 신부는 사목자들의 인식전환과 전례음악에 대한 관심을 재차 호소했다.

  1991년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백 신부는 교회음악에 투신하기 위해 46세에 보좌신부(명동성당 성음악담당)를 자청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출처:평화신문 2004년 6월 27일자,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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