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성당 게시판

자리 양보 안한다고 노여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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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경 [ok12] 쪽지 캡슐

2000-07-08 ㅣ No.551

왜 자리를 양보 안하냐고 노여워하지 마세요.

 

시험 준비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는지 모르잖아요?

온종일 윗사람에게 혼쭐 나느라 지쳤는지 모르잖아요?

회사가 망해서 쫓겨난 사람일지도 모르잖아요?

몸살에 걸려서 머리가 지끈지끈 쑤시고 열이 나는지 모르잖아요?

차표 한 장 살 돈밖에 없는두세 끼 굶은 사람인지도 모르잖아요?

 

자리 양보는커녕, 눈을 감은 척 한다고

노여워하지 마세요.

진짜 졸려서 눈감고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원래 실눈 뜨고 자는 버릇을 가진 사람인지도 모르잖아요?

맞은 편에 앉은 이쁜 여자에게

노총각이 던지는 윙크인지도 모르잖아요?

양보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왜 자리를 양보하지 않냐고 노여워하지 마세요.

힘드시면 그냥 신문지 깔고 편히 바닥에 앉아 보세요.

노여움도, 오해도 안 생기고 아주 편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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