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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교리서37: 인간의 자유 그리고 인간 행위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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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23 ㅣ No.237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37) 인간의 자유 그리고 인간 행위의 도덕성

최고선인 하느님 향할 때 완전한 자유 누려

 

다른 존재와 달리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도덕적 식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이 이성적 존재로서 다른 피조물과 구별되는 자유 의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자유 의지로 인해 인간의 행위는 도덕성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자유(1730~1748항)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자유와 책임(1731~1738항)

하느님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창조하시고 자유 의지를 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자신의 자유 의지로 창조주를 찾아 그분을 따르며 충만하고 복된 완전함에 이르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자유 의지, 이것은 인간에 창조주께 선사받은 최고 선물입니다.

자유란, "이성과 의지에 바탕을 둔,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1731항)입니다. 이것을 행하고 저것을 행하지 않는 인간의 행위는 동물적 본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모습을 닮은 이성적 자유 의지에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는 언제나 선과 악을 선택할 가능성을 포함합니다. 이 자유로 인해 인간은 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반대로 죄를 저지르고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칭찬을 받을 수도 있고, 비난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선을 행하면 행할수록 더욱 자유로워진다"(1733항)는 사실입니다. 참 자유는 "선과 정의를 위해 봉사할 때에만"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은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악을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참 자유가 아니라 자유의 남용입니다. 자유를 남용할 때 우리는 "죄의 종"이 됩니다.

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동한 데 대한 책임을 집니다. 그런데 자유로이 자발적으로 행동했다고 해도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어떤 상황에서 한 행동이냐에 따라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몰라서, 또는 부주의해서,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심에서, 또는 습관적으로, 그 밖에 여러 가지 정신적 사회적 요인들에 따라 책임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직접 원해서 행한 모든 행위는 그 행위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또는 했어야 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해서 저지른 행위는 직접적 고의는 아니지만 간접적 고의에 따른 행위로 행위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통법규를 잘 알지 못해서 교통사고를 냈다면, 직접적 고의는 아니지만 간접적 고의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행위자가 전혀 원하지 않았는데도 어떤 결과가 발생했을 때는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면책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병든 자식을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다가 어머니가 먼저 죽게 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술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는 것처럼,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음주 운전자는 술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면 사고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기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음주 운전자가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원 경륜에서 본 인간의 자유(1739~1742항)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지만 그 자유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한계가 있습니다. 자유를 잘못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간은 자유를 잘못 사용해 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점은 인간의 죄와 벌에 관한 창세기 3장 이야기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유를 주신 하느님 사랑의 계획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신을 배신해 죄의 노예가 되고, 하느님에게서 또 스스로에게서 소외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적시합니다. "이 최초의 소외는 다른 많은 소외를 초래하였다. 시초부터 인류의 역사는 자유를 오용한 결과 인간의 마음에 일어난 불행과 억압을 증언하고 있다"(1739항).

여기에서 우리는 자유의 행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를 행사한다고 할 때 무엇이든 말하고 행동할 권리를 가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윤리적 규범, 즉 도덕에 어긋나게 자유를 행사하면 오히려 자유를 손상시키고 자신을 속박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한 우애를 파괴하고 하느님의 진리를 거역하게 됩니다.

반면에 우리는 자유의 정당한 행사가 자주 제약당하고 거부당하는 현실도 경험합니다.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분야의 여러 조건들이 자유의 정당한 행사를 보장해 줘야 하는데 그 조건들이 너무도 자주 무시되고 침해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는 공동선과 공공 질서의 범위 안에서 자유를 정당하게 행사할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영광스러운 십자가로 모든 인간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그분은 죄에서 사람들을 구원하셨고, 그리스도의 구원 행업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된 우리는 성령을 받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주님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2코린 3,17).

우리의 자유가 하느님께서 인간 마음에 넣어 주신 진리와 선을 분별하는 능력과 맞을 때, 그리스도의 은총은 우리의 자유와 배치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은총에 순응하면 할수록, 시련 가운데서도, 또 외적 억압과 속박 앞에서도 우리의 내적 자유와 확신은 더욱 커집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정리합니다(1743~1748항)

-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시고 인간이 창조주이신 당신을 자유로이 따름으로써 완전한 행복에 이르기를 바라십니다.

- 자유는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능력입니다. 그러나 최고선이신 하느님을 향할 때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 자유는 인간 행위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서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 무지나, 폭력, 공포 또는 그 밖의 정신적 사회적 요인들은 어떤 행위에 대한 책임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습니다.

-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종교적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합니다.

-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22일, 정
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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