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9주일(다해) 루카 18,1-8; ’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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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9-21 ㅣ No.5175

연중 제29주일(다해) 루카 18,1-8; ’22/10/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루카 18,1)해 주십니다. 제가 어릴 때, ‘파티마의 푸른 군대라는 단체에서 성모님의 요청이시라고 하면서, 소련 소비에트 공화국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기도는 시작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과연 정말 소비에트 공화국이 회개하여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자유 민주주의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2)

 

소련의 붕괴가 시작되기 전, 1989313일 동독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300명의 신도가 여행자유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100만명이 모이는 대형 집회로 확산되었습니다. 동독 정부는 이미 장벽을 지켜낼 힘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합니다(출처: 아틀라스뉴스[http://www.atlasnews.co.kr]).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3)

 

그러다가 결국 1989119일 밤, 동 베를린의 정부 기자 회견 시 대변인으로 임명된 샤보브스키가 여행법 관련 답변을 하다가, 실수로 지금 당장, 여행자유화조치를 시행한다.”라고 선언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시민들은 동서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으로 달려가 장벽을 부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동서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4-5)

 

비슷한 상황이 소련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에서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19918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러시아를 포함한 소련의 모든 공화국들이 연방에서 탈퇴하거나 소련 수립 조약에서 탈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6-7)

 

그러다가 이들도 결국, 19911226일 소련 최고평의회의 142-H 선언으로 소련연방이 해체되었습니다(출처:위키백과[https://ko.wikipedia.org/wiki/소련의 붕괴]). 처음 그 소식을 들을 때, 저 뉴스가 사실인가 싶기도 했고,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변수가 있었지만,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꾸준하고도 간절히 기도하면,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상황도 기적처럼 변화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8) 그때만 해도 , 이제 우리나라의 통일이 얼마 안 남았구나!’하는 희망에 한층 더 부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우리도 잘 알다시피, ~직입니다. 그러나 동서독과 소련의 경우를 되새기며, 그 긴장과 갈등의 상황 속에서는 어찌보면 전혀 예기치도 못했던,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 일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루어지리라고 믿고 기도합니다. 물론 민족의 화해를 통한 국토통일이 여러 변수의 종합적인 조합으로 이루어지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굳게 믿으면서 꾸준하고 간절히 기도하면, 우리 민족의 재일치가 언젠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그날, 주님께서 원하시는 그 방법대로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본의 아니게 정치적인 예를 들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사건과 상황의 재해석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예도 있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어느 본당에서 예비신자 환영식을 하고, 첫수업을 하면서, 예비신자분들이 어떻게 성당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 예비신자 분이 자신이 성당에 오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제가 어느 날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와보니, 어머니가 울고 계셨습니다. 그때 자기들은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서울에 사는 집주인이 망해서 전셋돈을 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때는 그것에 대해 잘 몰랐는데, 그저 자기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때까지만 해도 믿지도 않는 하느님께 기도했답니다. ‘하느님, 우리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세요!’ 그때 하느님께서 자기 기도를 들어주셔서 그런지, 우여곡절 속에 다행스럽게 전셋돈을 다시 받을 수 있었고, 어머니는 눈물을 멈추실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내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릴 생각까지는 못하고, 그냥 그렇게 어머니의 눈물이 멈춰진 것에만 안도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대학 입시를 보게 되었는데,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 재수를 하면서, 예전 자기 기도를 들어주셨던 하느님이 생각나서,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 제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몇 달을 기도하다 보니, 갑자기 머릿속에서, ‘내가 지금 무슨 기도를 하고 있는 거야? 하느님이 내가 달라면 주고, 내가 해달라고 하는 대로 해주시는 분이라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전설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나 귀신아냐! 내가 지금 하느님을 도깨비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진정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기 위해서, 재수 중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에 대해 제대로 알고 믿고 싶어서 성당에 왔다.”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성당에 오게 되셨습니까?

주 하느님과 주 예수님께 무엇을 청하시렵니까?

지금까지 성당을 찾은 분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또는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서, 자기가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새로 이사 와서 친구도 사귀고 자기가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등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성당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이유로 성당에 오시게 되었든지 간에, 여러분은 이제 예비신자 교리반에 들어가서 하느님에 대해 배우게 되실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를 세상에 만들어 내어주신 아버지 하느님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세상에 우리를 만들어 내시고 행복하게 살라고 하셨지만, 죄를 지어 행복이 아니라 고통과 번뇌 속에 살아가는 우리를 구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우리의 죗값으로 대신 바쳐 우리를 구하신 하느님의 외아들 우리 주 예수님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내어주시고 돌아가셨지만, 죄없이 돌아가신 아들 예수님에게 다시 생명을 내어주셔서 부활시켜 주셨기에,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시고, 그 길을 걸어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이신 성령님을 배우게 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어떤 분이시고, 우리에게 무엇을 주시는지?

우리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서, 얼마나 행복하고 평안한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가 삼위일체 하느님께 바라는 것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어서, 우리가 어떻게 구원과 평화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

등등을 배우게 됩니다.

 

여러분이 오시고 싶어서 성당에 오시게 되셨지만, 여러분이 성당에 오실 수 있도록 성당을 여러분 눈에 띄게 하시고, 여러분이 성당에 오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시고, 마침내 오늘 여러분이 성당에 오게 되기까지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을 움직이셨던 주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몸소 나타나시어 여러분이 주 예수님을 온전히 뵈옵고 알고 깨달아 믿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비록 머리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아도, 비록 우리의 오관으로는 쉽게 느껴지지 않아도, 엄연히 살아계시고, 우리를 구원의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 내어 마침내 구원해 내고 마시는 주 하느님께서, 여러분 모두를 아낌없이 사랑해주셔서, 여러분이 주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참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시기를 저와 우리 등촌3103위 한국순교성인 성당 공동체 교우 모두가 여러분을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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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4&id=187862&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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