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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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5-12 ㅣ No.5051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2/06/14

 

어떤 때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안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나기가 꺼려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나면 괜히 또 싸우게 되고, 불편한 심기를 서로 건드리게 되니까 웬만하면 만나지 않고 피하게 됩니다. 가끔은 피하는 것도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계속 피할 수만은 없습니다. 설사 피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생각나면 괴롭고, 그런 유형의 사람을 또 만나게 되면 또 그렇게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예수님은 왜 나를 괴롭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까?

 

한 번은 어떤 여성 신자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기는 늘 자기 남편을 술 먹자고 불러내는 친구들이 너무너무 싫었답니다. 그 친구들이 남편을 불러내면 남편은 거절 못 하고, 나가서 술을 먹고 술값을 다 계산하고 고주망태가 되어 돌아온답니다. 그분은 남편의 친구들을 미워하기만 하다가, 어느 날 이 구절을 보고, 기도하기 시작했답니다. 그 친구들이 잘되게 해주십시오. 아주 아주 잘 돼서 우리 남편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해주세요. 그런데 정작 그 친구들이 잘되게 되었고, 잘 되고 나니까 자기 남편은 정말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자기 남편이 점점 술 먹는 기회가 없어졌고, 급기야는 술도 끊게 되었답니다. 죽어라 미워할 땐 안 되었는데, 그들이 잘되라고 기도하고 나니까 오히려 그 덕에 남편이 살아남을 수 있었답니다. 참으로 역설적이고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여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또 다른 의미에서 고개가 숙어집니다.

 

예수님의 말마디가 우리 마음속에 울려 퍼집니다.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45.4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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