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신자 여러분 자유 게시판을 자주 이용해 주십시오.(재탕글)

인쇄

이종환 [dbgclee] 쪽지 캡슐

2010-08-12 ㅣ No.11103

 

가톨릭 신자의 겸손(재탕용)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요한 13: 14)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직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것은 분명 우리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 주신 것이다. 교회와 성직자가 사도 베드로 이래로 예수님의 대리자로서 왕직, 사제직, 예언자직의 사명을 충실하게 이행하며 오늘날까지도 세족례를 행하는 것도 그 메시지의 중요성을 웅변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써 우리들에게 크나큰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 대다수가 맨발로 돌아다녔을 것이고, 드물게 신을 신을 수 있는 사람도 얼기설기 이은 짚신 같은 신발을 신고 다녔을 것입니다. 이렇게 상상해보면, 흙먼지가 땀으로 반죽되어 덕지덕지 달라붙어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그 더러운 발을 씻어준다는 것은 노예 중에서도 가장 비천한 신분의 노예가 해야 적어도 세속적으로는 마땅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셔서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거룩한 몸을 굽히시며 그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더러운 축사에서 태어나셨고, 가진 것도 없고 머리 속에 든 것도 없는 사람들을 제자로 삼으셨고, 비천한 여인들을 구원하셨으며, 사람들이 질겁하는 염병에 걸린 환자들을 치유하셨던 모든 겸손의 행적들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다는 데에서 그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겸손의 말씀과 행동이 성체성사를 세우시기 직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예수님의 몸과 피를 신부님을 통하여 적어도 매주 한 번씩은 나누어 받는 우리들이 우리 주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을 바닥모를 곳으로 낮추는 겸손지행을 실천하라는 메시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교만하지 않고 무소유의 빈 마음으로 성삼의 진리의 가르침을 우리 안에 차곡차곡 채워나갈 때, 죄의 용서와 이웃에 대한, 아니 원수에 대한 사랑도 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망각의 존재이기 때문에, 또 본능을 좇기도 하는 동물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 거룩한 가르침을 자주 자주 잊고 또 본능의 충족에 급급하다 사탄의 유혹에 쉽게 쉽게 넘어가 버리고 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한없는 겸손을 머리 속에서 알고 있는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가슴으로, 아니 온 몸으로 느끼며 지행합일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질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대답하신 성모님이나 100세가 되어 얻은 귀한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려 했던 아브라함의 순명의 경지에 우리는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은 우리 모두가 가톨릭 신앙인의 길을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걸으며 두고두고 찾아나가야 할 문제일 터이지만, 저는 나름대로 하느님의 모든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그 해답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에” 제가 숨쉬며 먹고 사는 자체가 큰 은총이며 이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주님께서 주신 은총으로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될 때 나는 진정으로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인격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당 신자 분들이 자유 게시판을 자주 이용 하시고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결국은 우리들의 발전 이겠지요. 지난 2004 5월에 올렸던 글을 재탕으로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이해 부탁 드립니다.



181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