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동성당

[재의 수요일] 자선,기도, 단식 (마태6,1-6.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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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20-02-26 ㅣ No.198

 2020년 2월 26일 수요일

[재의 수요일자선,기도단식 (마태6,1-6.16-18)

재의수요일

 

재의 수요일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이다재의 예식에서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창세 3,19 참조)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 준다오늘 재의 수요일에는 단식과 금육을 함께 지킨다.

 

요엘 예언자는 백성에게 마음을 다하여 주 하느님께 돌아오라고 촉구한다(요엘 2,12-18)

12 주님의 말씀이다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13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14 그가 다시 후회하여 그 뒤에 복을 남겨 줄지

주 너희 하느님에게 바칠 곡식 제물과 제주를 남겨 줄지 누가 아느냐?

15 너희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어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여라.

16 백성을 모으고 회중을 거룩하게 하여라원로들을 불러 모으고 아이들과 젖먹이들까지 모아라신랑은 신방에서 나오고 신부도 그 방에서 나오게 하여라.

17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은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아뢰어라.“주님당신 백성에게 동정을 베풀어 주십시오당신의 소유를 우셋거리로민족들에게 이야깃거리로 넘기지 마십시오민족들이 서로 저들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말해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18 주님께서는 당신 땅에 열정을 품으시고 당신 백성을 불쌍히 여기셨다.

 

화답송 시편 51(50),3-4.5-6ㄱㄴ.12-13.14와 17(◎ 3ㄱ 참조)

◎ 주님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하느님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당신께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당신 눈앞에서 악한 짓을 하였나이다

○ 하느님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순종의 영으로 저를 받쳐 주소서주님제 입술을 열어 주소서제 입이 당신을 찬양하오리다

 

바오로 사도는 지금이 은혜로운 때이자 구원의 날이기에 하느님과 화해하라고 권고한다. (2코린5,20-6,2)

20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21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6,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자선과기도단식은 숨어 계신 하늘의 아버지를 향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마태6,1-6.16-18)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재의 수요일 제1독서(요엘2,12~18)

 

"주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12~13)

 

'이제라도'에 해당하는 '웨감 앗타'(wegam atha)는 '모든 것이 다 끝장 나버린 상황에서라도''다시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때라도' 라는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는 다시 일어날 용기를 갖지 못한다. 더우기 돌아가야 할 대상이 거룩하신 하느님 더군다나 심판의 재앙을 단행하여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신 당사자이신 하느님이다.

 

그러기에 하느님께서 먼저 손을 내미시면서 그들에게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돌아오라고 권면하시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베푸시는 사랑이 얼마나 은혜로운 것이지를 엿볼 수 있다.

본문은 하느님의 백성이 어떤 자세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하는지를 말한다.

 

네가지로 제시되는데 원문상으로는 네 가지 태도 가운데서  '마음을 다하며'란 어구가 맨 먼저 나온다.

이에 해당하는 '뻬콜 레바브켐'(bekol lebavkem)은 결코 거짓된 태도가 아닌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할 뿐 아니라 온 힘을 다해 하느님께 나아가야 할 것을 강조한다.

 

여기에서 '마음' 지칭하는 단어는 '레바브'(lebav; heart)이다. 이는 인간의 지성과 의지와 감성을 내포하는 인간의 본질적 부분을 가리킨다. 마음이 빠진 외적 행위만의 회개는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없다.

 

두번째로 '단식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이에 해당하는 '우베촘'(ubetsom)의 어근 '촘'(tsom)은 번역 그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행위 의미한다.

율법에서 공식적 단식은 일년에 한 번 있었다. 그들은 대속죄일에 전국적으로 단식했다.

 

그러나 경건한 히브리인들은 깊이 회개할 때도 단식하고, 국가적, 민족적 위기와 재난의 상황 앞에서도 단식하고 기도했다(1열왕 21,27-29; 요나3,3-10참조). 이같은  진실한 단식에는 하느님의 마음을 뒤바꾸는 큰 힘 담지되어 있다.

요엘기 2장 15절에도 '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여라'고 하면서 '단식'이 또 나온다.

원문은 '캇데슈 촘'(qadeshu tsom)인데, '단식일을 거룩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거룩하게 하라'는 표현은 구별하여 떼어 두라는 의미이다.  어느 한 날을 '단식일'(tsom)로 정해서 사람들이 그 날을 다른 날들과 철저하게 구별하여 모두 단식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집회' 해당하는 '아차라'(atsara)는 요엘기 2장 14절에도 나온 표현으로서 집단적인 회개를 목적으로 한 집회를 지칭한다.

 

세번째로 유다 백성은 '울어야' 한다고 권면한다. 이에 해당하는 '우베베키'(ubebeki)의 어근 '베키'(beki)는 어원적으로 큰소리를 내면서 눈물이 펑펑 쏟아지도록 우는 행위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창세기에서 요셉이 총리가 된 후, 형제들을 만난 후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르다가 자기 방으로 가서 대성통곡할 때 이 단어가 사용되었으며(창세 45,2), 히즈키야 왕 하느님으로부터 죽음의 선고를 받은 후에 하느님께 목숨을 구하면서 대성통곡할 때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2열왕 20,3).

이같은 사례를 고려할 때 하느님께 회개하며 나아가는 자들은 가슴을 치면서 통곡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넷째 유다 백성은 '슬퍼해야'(애통해야)한다고 권면한다. 이에 해당하는 '우베미쓰페드'(ubemisped)의 원형 '미쓰페드'(misped)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머리카락을 쥐어 뜯거나 가슴을 치는 행위를 나타내는데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는 특별히 페르시아 제국 내에서 하만의 간계로 멸절 위기에 처한 유다인들이 자신들의 절망적 운명을 생각하면서 부르짖은 행위를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에스4,3).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13)

 

요엘기 2장 12절에서 요엘은 주님의 날의 도래에 앞서 진심으로 회개하라는 주님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이제 이어지는 본절에서 요엘은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유다 백성들에게 회개를 촉구한다.

요엘은 그들에게 '마음'을 찢으라고 명한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에서는 사람이 극심한 슬픔에 사로잡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하느님 대전에 진심으로 회개할 때 옷을 찢곤했다(창세37,34; 여호7,6; 1열왕21,27참조).

 

그러나 요엘 예언자는 유다 백성들에게 옷을 찢지 말라고 말한다. 옷을 찢는 것은 회개의 표시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칫 형식적 행위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한 외적 의식은 마음을 변하지 않고 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찢는다는 것 은유적 표현인데, 이것은 가슴에 상처를 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진 심령으로 통회하는 것 의미한다. 

"하느님께 맞갖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 (시편51,19)

 

왜 그들은 진정으로 회개하고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하는가?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받아주시고 작정하신 심판을 철회하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본문에 제시된 주 하느님의 속성은 이미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계시해주신 하느님 자신의 속성이기도하다(탈출34,6-7).

 

먼저 '너그럽고' 해당하는 '한눈'(hanun)은 지체가 높은 윗사람이 지체가 낮은 아랫 사람에게 호의(친절)을 베푸는 행위를 의미하는 어원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이 단어는 여기에서 자격없는 자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과분한 호의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신약의 희랍어에서 '카리스'(charis)에 해당하며,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총'(grace)으로 번역된다.

 

둘째 '자비로운'에 해당하는 '라훔'(lahum)은 산모가 자기 몸에 잉태된 태아를 출산하기까지 보호하고 양육하는 자리인 자궁을 의미하는 어원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자신이 직접 낳은 자녀에 대한 부모,  특별히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 나타내는 단어이다.

흔히 구약성경에는 '불쌍히 여기다','자비롭다'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신명4,31; 느헤9,17). 더욱이 특징적인 사실은 이 단어가 하느님의 속성을 지칭하는 경우 외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계약을 맺어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자들이기에 유다 백성이 죄를 지어 참혹한 심판에 떨어져 크나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결코 방치하시지 않으신다.

 

셋째 '분노에 더딘'분으로 소개한다. 여기서 '더디고'에 해당하는 '에레크'(erek)는 어떤 물체를 잡아 늘이거나 시간 등을 연장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어원에서 유래한다.

요엘은 유대 백성들이 주님께서 길게 참으시는 성품을 충분히 이해하여 더 극심한 심판을 당하기 전에 그분에게로 돌아와야 함을 촉구한다.

 

넷째 '자애가 큰'분으로 말한다. 여기서 '자애' 해당하는 '헤세드'(hesed)는 계약의 백성에 대해 베푸시는 주 하느님의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사랑 강조하는 단어이다.

요엘 예언자가 이같이 주 하느님의 성품을 네 가지로 나열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유다 백성을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그들로 하여금 지체하지 말고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은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아뢰어라." (17)

 

중재(중보)기도 예언자들도 할 수 있었지만, 중재적 성격을 지닌 제사는 사제들만이 드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따라서 요엘 예언자는 당시 상황에서 온 백성이 단식하고 집회를 이루어 주님 대전에 회개해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특히 사제들이 백성들을 대신해서 중재 기도를 해야 함을 강조했던 것이다.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에서 '성전 현관'(하울람; haulam)은 성소로 들어가는 동쪽 현관 말하며, '제단' 해당하는 '미즈빼아'(mizbeha)는 성전의 성소 밖에 위치한 번제단을 지칭한다.

그 번제단과 성전 현관사이는 흔히 "사제들의 뜰"로 불리워지며 그곳에서 사제들은 제사가 집전되는 중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에제8,16).

 

특별히 여기서 요엘은 그들이 울면서 기도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에 해당하는 '이브쿠'(ibku)의 원형 '빠카'(baka)는 단순히 우는 정도가 아닌 큰 소리를 내어 통곡하는 것을 의미 하는 동사이다(창세21,16; 27,38).

본문에서 이 단어는 미완료 시제로 사용되었는데이는 그러한 통회와 자기 복종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죄사함의 은총과 회복이 내릴 때까지 계속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재의 수요일 복음(마태6,1~6. 16~18)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된다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너희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3. 5-6. 16-17)

 

마태오 복음 6장 1~18절까지는 당시 유대인들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였던 위선에 대한 예수님의 경계의 말씀이 들어 있다.

B.C.586년 남부 유다 멸망 이후 포로 시대의 상황에서 유대인의 전통과 예식을 고수하려는 강한 민족주의적 배경 아래 생성 발전한 유대교는 구약 성경의 내용을 왜곡하여서 지나친 형식주의가 퍼져 나갔다그래서 그들의 종교적 행위 가운데는 위선적 요소가 많았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이 구약 율법을 빌미로 해서 저지르는 대표적인 위선을 거론하신다.

즉 종교적 위선에 대한 경고(마태6,1)에 이어특히 자선(마태6,2~4), 기도(마태6,5~15). 단식(마태6,16~18)에 있어서 근본 의미를 밝혀 주시며위선을 버릴 것을 촉구하신다.

 

'위선'이란 '사람에게 보이려고행하는 의()임이 지적된다.

'사람에게 보이려고'에 해당하는 '프로스 토 테아테나이 아우토이스'(pros to theathenai autos; to be seen by them)에서 '프로스'(pros; to)는 '~하기 위하여', '~을 목적으로'라는 의미를 가지며, '보이다'에 해당하는 '테아테나이'(theathenai; be seen)도 목적을 나타내는 부정과거 부정사형 수동태이다.

 

여기서 다른 목적이 아니라순전히 사람에게 보이려는 목적만으로 의로운 일을 행하는 위선에 대한 경계의 말씀이 아주 잘 드러난다그리고 '조심하여라'에 해당하는 '프로세케테'(prosechete; take heed; be careful)는 '주의하다', '삼가다'의 뜻을 가진 '프로세코'(prosecho)의 현재 명령형이다.

이것은 마치 걸음걸이가 서툰 어린 아이의 뒤를 따라가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자상한 표현이다또한 '하지 않도록'에 해당하는 '메 포이에인'(me poiein; not to do)은 마태오 복음 6장 1절 이하의 내용이 실생활 가운데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행위에 관한 교훈이다.

 

마태오 복음 6장 2절부터 4절까지는 유대교에서 종교 규정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던 '자선'에 해당하는 '엘레에모쉬넨'(eleemosynen; thine alms)에 있어서의 위선에 대한 교훈이 나온다여기서 주어가 '너희'가 아니고 ''라는 단수인데이것은 모든 사람 각자가 자선을 행할 때 이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에서 ''로 번역된 '호탄'(hotan; when)은 '~할 때는 언제든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이것은 '만약 자선을 한다면정도의 가정법적인 뜻이 아니라, '각 사람은 반드시 자선을 베풀어야 하는데자선을 베풀 때에는'이라는 필연적 의미를 지닌다.

 

마태오 복음 6장 2절의 '위선자'에 해당하는 '호이 휘포크리타이'(hoi hypokritai; the hypocrites)의 기본형 '휘포크리테스'(hypoktites)는 '가장하다', '꾸미다'는 뜻이 있는 '휘포크리노마이'(hypokrinomai)에서 유래하며원래는 '연극 배우'를 뜻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고마음속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밖으로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여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었다(마태15,7; 마르7,6).

 

이런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목격할 수 있는 회당과 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자선하고이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도록 나팔을 불듯이 자랑까지 하여 그들의 행위가 실제로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자기 과시에 목적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한편,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에 해당하는 '아페쿠신'(apechousin; they have)의 원형 '아페코'(apecho)는 희랍 고전 문헌에서 '어떤 것을 받고 영수증을 주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확실히 받았음을 나타내는 단어인데그러니까 여기서 등장하는 위선자는 자신에게 즉각적으로 돌아오는 확실한 반대 급부가 없으면자선을 베풀지 않는 자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자선을 베풀므로자선을 베풀 때 이것을 목격한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게 됨으로써그들이 목적했던 것을 이룰 수 있기에 그들은 충분한 상을 이미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마태오 복음 6장 3절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에서 원문에는 ''이라는 단어가 없고, '너의 왼쪽~너의 오른쪽'만 나온다.

새 성경 번역문과 달리 원문에 ''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은 구체적인 형체보다 추상적인 개념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인 표현이다말하자면행위로 이루어지는 자선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동정이나 또는 자선을 계획하는 것조차도 은밀히 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성경에서는 오른쪽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반면에 왼쪽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따라서 선한 의지로 자선을 베풀려고 할 때이것을 저해하는 악한 충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악한 충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은밀하고 신속하게 자선을 베풀라는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기도할 때에'에 해당하는 표준 원문에는 '프로슈케스테' (proseuchesthe)라는 2인칭 복수형이 아니고, '프로슈케'(proseuche)라는 2인칭 단수형으로 나오므로 '또 네가 기도할 때에'로 번역된다이것은 예수님께서 실제로 기도하는 사람 개개인에 대해 교훈을 주시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도하다'에 해당하는 '프로슈코마이'(proseuchomai)는 '~을 향하여'라는 방향을 나타내는 전치사 '프로스'(pros)와 '원하다', '고대하다'는 뜻이 있는 '유코마이'(euchomai)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전치사 '프로스'(pros)는 단 하나의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이기에 기도는 오로지 하느님께 응답받는단 하나의 목적만을 가져야 하며타인에게 과시하거나 칭찬을 받기 위한 다른 목적이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시 유대인들은 유대인 시간으로 3(오전9), 6(정오), 9(오후3)가 공식적인 기도 시간이었고위선자들은 이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했다기도를 엎드리거나 무릎을 꿇거나 앉아서도 할 수 있지만굳이 서서 기도하는 것은 자신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앙심을 과시했던 것이다.

 

마태오 복음 6장 6절의 '골방'에 해당하는 '타메이온'(tameion; closet)는 '창고', '내실', '침실'의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가장 일차적인 뜻은 식료품 등의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루카12,24)이다.

당시 피지배 국민으로서 가난과 빈곤에 시달리던 유대인들은 가족들을 위해 아무도 모르는 '창고'에 식량을 숨겨 두었고식량을 가지러 들어갈 때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극도로 조심해야 했다.

 

이렇게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식량 창고'는 생명과도 같은 가장 중요한 비밀 장소로 여겨졌다따라서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는 것은 하느님과 둘만의 은밀한 친교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재의 수요일

 

 

2020년 2월 26일 재의 수요일

  

 

      십자가의 복음이 골방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마태6,1-6.)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오른손오른뺨오른쪽오른 그 모두는 오른 나라하느님의 나라를 뜻합니다그 하느님나라의 일은 왼손(사람)의 나라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사55,8)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주님의 말씀이다.

 

(1코린2,9)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1코린3,19)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꾀로 붙잡으신다.”

=인간들의 계명은 진리를 저버린다.~ (티토1,14) 예언(말씀)은 결코 인간의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사람들이 성령에 이끌려 하느님에게서 받아 전한 것이라 하셨으니~~(2베드1,21) 의로운 일을 사람의 지혜그 생각으로 하는 그 의로운일로 하지마라 하십니다.

사람의 의로움은 구원의 힘능력이 없기에 개짐(똥걸레)이라 하셨으니(이사64,5) 그 사람의 의로움을 구원의 진리라 말하는 것위선입니다.

사람의 지혜계명이 모르는그 사람(왼손)의 나라가 모르는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을 위한 일을 하라 하심입니다.

사람들의 계명에 의한 의로움은 온 세상의 높은 평가로 모두가 칭찬합니다.

 

(루가16,1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자들이다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 마음을 아신다사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오늘 그 사람의 의로운 일로는 하느님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하신 겁니다본문2절에 스스로 나팔을 부는 것입니다사람의 계명으로 의롭다하는 그 소리입니다.

 

(여호6,4) 사제 일곱 명이 저마다 숫양 뿔 나팔을 하나씩 들고 궤 앞에 서라이렛날에는 사제들이 뿔 나팔을 부는 가운데 저 성읍을 일곱 번 돌아라.

성경 속 나팔 소리는 어린양이 죽어 남긴 뿔 나팔 소리입니다곧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죽음의로움으로 하느님나라로 이끄시는건너갈 수 있다는 기쁜 소식그 복음의 소리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사람의 뜻재물과 자기 의로움그 명예를 위한 기도가 위선의 기도입니다그 기도가 빈말을 하는 올바른 기도가 아니라고 하시는 겁니다그래서 9절 이하에서 올바른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요.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땅이 하늘의 되는 우리의 구원입니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골방하느님의 양식이 있는 골방곳간입니다.(루가12,24참조하느님의 일을 하는 골방입니다.(1열왕9,1-3참조)

그러니까 골방은 하느님의 일을 하기위한 곧 제사의 제물 등을 준비하는 성전 한쪽에 있는 방입니다우리의 제의실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그 안에 들어가서 그 안에 있는 제물 초사제의 옷 등그 준비물 안에 숨겨져 있는 죄인들을 위한 구원의 하느님의 약속하느님의 뜻(말씀)을 되새기는기억하는 그 올바른 기도를 하라 하심입니다.

밀떡도 초도 다 자신을 죽여서태워서 생명의 빛을 주시는 생명빛이신 그리스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사제의 옷 또한 우리의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를 뜻합니다우리의 모든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속죄 제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당신의 의로움을 우리에게 전가 시키시어 구원하신 그리스도 이십니다.

십자가의 복음이 골방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그 숨겨진 하느님의 뜻약속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민족처럼 사람의 뜻 생각으로 하는 그 모든 행위기도까지 개짐일 뿐입니다.

히브리인들은 골방이라는 단어를 약방으로 쓴답니다치유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육의 치유가 아닌 영의 치유를 받는 곳이 골방입니다.

♡ 아멘 -*vv*-

 

 

미사 중지 안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하여 교구 지침에 따라 
2월26일(수)부터 3월10일(화) 까지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본당내 회합이나 행사, 외부모임도 중단합니다.

신자들은 재의 수요일을 맞아 기도와 단식, 자선을 통해 그 깊은 메시지를 묵상하고
주일 미사는 대송으로 대신하여 주시고 가톨릭평화방송의 매일미사를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2020.02.25                 

                                               창4동성당 주임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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