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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38: 교회의 4가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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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20 ㅣ No.175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38)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43. 교회의 4가지 특성

우리는 신경에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고백한다.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이 네 속성들은 교회와 교회 사명의 본질적 특성을 나타낸다. 이 속성들은 교회가 스스로 지니게 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당신의 교회를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되도록 해 주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이 특성들 하나하나를 실현하도록 촉구하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811항).

교회의 4가지 특성 중에서, “거룩함”에 대해서는 41과 “교회의 이중 구조”를 설명하면서 다룬 바 있고, “보편성”에 대해서는 지난 주에 “친교의 신비”에서 다룬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나머지 2가지 특성만을 설명하겠습니다.

1) 교회는 하나이다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 됨”입니다. 자식은 부모를 닮습니다. 부모의 DNA를 물려 받았기 때문이지요. 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닮아서 “다양성 속의 일치”입니다. 초대교회의 모습과 현대 교회의 모습은 다릅니다. 아니 달라야 합니다. 신자들이 처한 사회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럽의 교회와 아프리카의 교회, 한국의 교회도 다른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모습의 교회들을 “하나”의 가톨릭 교회로 묶어 주는 공통의 요소가 있기에 교회는 하나입니다.

이 일치의 끈 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 완전하게 묶어 주는”(콜로 3,14) 사랑이다. 그러나 순례하는 교회의 일치는 또한 다음과 같은 가시적인 친교의 끈들로 보장된다.
- 사도들로부터 이어받은 한 신앙에 대한 고백,
- 하느님에 대한 예배의 공동 거행, 특히 성사의 공동 거행,
- 하느님 가족의 형제적 화목을 유지해 주는 성품성사를 통한 사도적 계승(가톨릭교회교리서 815항).

그러나 교회의 가장 중요한 모습인 “하나 됨”이 교회 역사 속에서 상처를 입었습니다. 동방 정교회와 개신교회가 갈라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이 분열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고, 세상 사람들에게도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분열의 모습을 극복하고, “하나인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2가지 자세가 필요합니다.

첫째, 갈라진 형제들을 무시하고 경멸해서는 안됩니다. “개신교회 다니면 구원받지 못한다” “개신교회에는 좋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분열에서 유래된 “공동체들 안에서 지금 태어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사람들이 분열 죄로 비난받을 수는 없으며, 가톨릭 교회는 그들을 형제적 존경과 사랑으로 끌어안는다. … 세례 때에 믿음으로 의화된 그들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마땅히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가지며, 가톨릭 교회의 자녀들은 그들을 당연히 주님 안의 형제로 인정한다”(일치 교령, 3항).

둘째, “각자 자기 좋은 방식으로 예수님 믿고 살면 된다”는 식으로 교회의 분열 모습을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가톨릭 교회는 끊임없이 갈라진 형제들과 대화하면서 교회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위해 이 일치를 바라신다. 이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당신 수난 때에 성부께 기도하셨으며, 당신 제자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으시는 것이다. “아버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재건하려는 열망은 그리스도의 은총이고 성령의 부르심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820항).

2) 교회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라는 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①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직접 뽑으시고 선교에 파견하신 증인들인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졌다.

② 교회는 그 안에 계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사도들의 가르침과 고귀한 유산을 보존하고 전한다.

③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사도들을 계승한 사람들, 곧 교황과 주교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지도를 받는다.

가톨릭 교회는 12사도의 후계자들인 교황님과 주교님들의 지도를 받고 있고, 사도들이 전해준 가르침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기 때문에 참으로 정통적인 교회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선택하신 목적이 무엇이고, 사도들이 받은 가르침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사명이었습니다. “사도”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파견된 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는 말은 교황님, 주교님으로부터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전체 교회가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파견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톨릭 교회가 사도들에게 맡겨진 “파견의 삶”을 제대로 살지 않으면서, “가톨릭 교회만이 정통”이라고 허세만 부리고 있다면 무책임한 일입니다.

전체 교회는 온 세상에 ‘파견’되었으며, 교회의 모든 지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파견에 참여함으로써 사도적이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본질적으로 사도직을 위한 소명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863항)

교회는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옵니다.” 교회의 4가지 특성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교회를 만드실 때부터 의도하신 바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현실적인 모습은 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분열되기도 했고, 수많은 잘못으로 인하여 거룩함을 손상시키기도 했고, 끼리끼리의 친교만을 추구함으로써 보편성을 상실하기도 했으며, 사도들로부터 이어져오는 사도적 소명(선교 사명)을 게을리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4가지 특성은 교회의 현재 모습이라기보다는 교회가 세상 끝 날까지 살아가야 할 목표이고 소명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4가지 특성을 자기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 끊임없이 쇄신되어야 합니다.

[2013년 7월 21일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의정부주보 5-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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