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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성모님의 겸손은 온 교회가 본받아야 할 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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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17 ㅣ No.233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성모님의 겸손은 온 교회가 본받아야 할 덕인가요?”

 

분열이 있는 곳에는 일치가 필요합니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의미를 줍니다. 수난 직전 예수님께서도 믿는 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하시며 성부께 간절히 기도하십니다. 하나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일치를 이루는 핵은 겸손에 있습니다. 겸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고 서로를 엮어 줍니다. 겸손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해 주고, 우리가 하느님께로 녹아들게 하는 덕입니다. 교만은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지만 겸손은 일치와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1912년, 거대한 빙하 하나가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타이타닉호를 침몰시켰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슬픔을 만들어냈습니다. 빙하는 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꽁꽁 얼어있는 탓에 큰 배를 침몰시킬 정도로 단단합니다. 인간의 이기심도 얼음처럼 차가운 영혼에서 나옵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폐쇄되어 꽁꽁 얼어있기 때문입니다. 얼음이 따스한 햇볕에 녹듯이 우리의 교만과 이기심은 진리와 사랑으로 녹아내려야 합니다. 빙하가 녹으면 빙하는 사라진 듯 보이지만, 더 넓고 깊은 바다와 하나가 되어 모든 생명의 터전이 됩니다. 겸손은 자신을 더 큰 진리의 바다에 맡기는 것입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춤으로 진리가 영혼에 흘러들어오게 하는 통로입니다. 겸손의 밭에 믿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하느님께서는 그 믿음을 큰 나무로 키우십니다. 그러므로 겸손은 우리 신앙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덕입니다. 이렇게 고귀한 겸손의 덕을 우리는 누구를 통해 배울 수 있을까요?

성모님은 참으로 겸손한 분이었습니다. 하와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김으로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죄의 창문을 열었지만, 성모님은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겸손함으로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구원의 창문을 열었습니다. 하와는 세상에 어두움을, 성모님은 빛을 가져왔습니다. 빛은 어두움을 물리치고 겸손함은 교만함을 치유합니다. 동정 마리아를 통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말과 생각으로는 표현할 수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겸손함을 보여주십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458-463항 참조) 하느님의 겸손하심은 마리아의 겸손을 필요로 하십니다. 성모님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은 작고 보잘 것 없음을 고백하고, 하느님이 당신에게 베푸신 은총과 권능의 위대함을 찬양하였습니다. 성모님은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시고 그분의 겸손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덕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겸손한 사람으로 교만하지 않습니다. 교만이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라면 겸손은 덕 중에서 가장 위대한 덕입니다. 세상을 구원하시려 하느님께서는 나자렛 고을의 한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 1,31-35)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순간, 세상 모든 피조물이 희망과 숨 막히는 긴장감을 지닌 채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마리아의 대답에 모든 인간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대답은 지극히 겸손함에서 우러나온 고백이었으며, 그 한 마디로 인하여 세상의 역사는 새롭게 바뀌어갑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456-511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12월 15일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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