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3/17 성모신심미사 8 일어나 피신하여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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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03-17 ㅣ No.3502

성모신심미사 8 일어나 피신하여 있어라

 

 

 

말씀 피난과 귀환(마태 2,13-16.19-23)

2 13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6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19헤로데가 죽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20“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21요셉은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갔다. 22그러나 아르켈라오스가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를 다스린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다가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떠나, 23나자렛이라고 하는 고을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이로써 예언자들을 통하여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내 어머니

제가 태어나기 전에 두 분의 형님이 돌아가셨습니다. 한 분은 홍역을 감기로 오진한 의사의 실수로 인해, 또 한 분은 태어나 채 며칠을 못 살고 병명 없이 떠나셨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그것도 자기 자식이 아플 때 부모의 마음이 어떨까!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내가 너 아파서 울면서 기도했단다. 네 아빠는 차 잡느라고 이리 저리 뛰고, 나는 너 죽는 줄 알고……” 마치 무용담처럼 들려주시는 부모님의 이야기였지만, 그 때 그 순간 얼마나 다급하고 힘겨우셨을지 미루어 짐작합니다. 자신보다 더 소중하고 아깝다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자식의 생명.

 

 

 

우리 어머니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주 하느님께서는 인간 어떠한 비극과 절망 앞에서도 견디어 내도록, 주 하느님을 놓치지 않도록 말씀하십니다.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이사 66,13)

심지어는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라고까지 말하심으로써 주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신지 알려주셨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문제가 아니라, 주위의 상황과 인간조건에 맞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부모님들께 무조건적이고 무한적인 사랑을 기대하는 우리의 무절제한 탐욕이 문제겠지요.

 

죽음의 위협성가정의 수호자 성 요셉

저는 손과 발이 작습니다. 사람들이 제 작은 손과 발을 두고 너무 작다고 말하면, 어머니께서는

  예로부터 선비는 손과 발이 작았단다.”

라고 늘 제게 말씀해 주시면서 위로해 주시며,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설사 다른 어느 누가 옳고 맞는 소리라고 해도 자식에 관한 것이라면 제아무리 작은 부정적인 소리도 듣기 싫어하고 부정하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또 그러기에 우리의 부모님들이셨구요.

 

그런 부모님들께 자식의 위협이 닥쳐오고 있다는 느낌이 시시각각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얼마나 애가 타고 황망했을까 싶습니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마태 2,13)

그런데 한 가지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러한 죽음의 위협에 대해, 주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경고했다고 알려줍니다.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13)

위협이 끝났으니 돌아가라고 하는 신호도 요셉을 통해 알려줍니다.

헤로데가 죽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요셉은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갔다.”(19-21)

그리고 주 하느님의 말씀과 인도를 실현할 상황판단도 요셉에게 맡기며, 적확한 때에 적확한 방도도 요셉에게 알려줍니다.

그러나 아르켈라오스가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를 다스린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다가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떠나, 나자렛이라고 하는 고을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22-23)

그로 인하여 예수님의 양아버지이신 성 요셉은 결과적으로 예수님의 출신을 정해주게 됩니다.

이로써 예언자들을 통하여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23)

마태오 복음사가가 유다 전통에 따라 다윗의 자손인 요셉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듯도 하지만, 루카 복음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요셉의 모습을 마태오 복음에서 바라봅니다. 아울러 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예수 마리아를 수호하는 성가정의 수호자 성 요셉을 바라보게 됩니다. 성모자상과 성가정상이 우리를 포근하고 안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2013 5 1일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로마 미사 경본3표준판의 감사기도 제2, 3, 4 양식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이름 다음에 그 배필이신 성 요셉의 이름을 덧붙여야 한다.”는 교령을 발표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으로(Paternas vices) 예수님을 보살피면서, 나자렛의 요셉 성인은 주님 성가정의 가장으로 구원 경륜 안에서 은총의 직무를 훌륭히 완수하였다. 인류 구원 계획의 신비가 시작될 때부터 이 신비와 굳게 결합된 요셉 성인은, 그리스도 신앙이 드높이며 나아가야 하는 온유와 겸손의 모범이 되어, 그리스도의 충실하고 참된 제자들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인간의 보편적이고도 단순한 덕목들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하여, 이 의인은 하느님의 어머니를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피고, 예수 그리스도의 교육에 기꺼이 헌신하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가장 귀중한 보화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었다. 또한 요셉 성인은 신비체인 교회를 지키는 보루로서 여러 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하느님 백성의 공경을 받아 왔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신자들은 한결같은 신심으로 요셉 성인을 받들고, 하느님 어머니의 지극히 정결하신 배필이요 보편 교회의 천상 수호자로 언제나 성대하게 기리며 공경해 왔다. 복자 요한 23세 교황은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기간에 요셉 성인의 이름을 아주 오래전부터 써 온 로마 전문, 곧 감사기도 제1양식에 덧붙이도록 하였다. 나아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여러 곳에서 보내온 신심 깊은 청원서들을 받아들여 그 실행을 확대하도록 기꺼이 승인하였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에 이를 추인하였다. 이렇게 이 교황들은, 우리와 함께 세상에 살던 나그네로서 우리를 그리스도께 이끌어 그분과 하나 되게 해 주는 성인들의 완전한 통공을 늘 바라보고 있다.<후략>”(경신성사성에서 2013 5 1일 노동자 성 요셉을 기리며, 장관 안토니오 카니사레스 요베라 추기경)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가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어쩌면 내 행동이 상대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성찰도 없이, 자신이 사심이 없다거나 또는 더 큰 이익을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다른 인간에게도 적용함으로써 어처구니없는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좋다고 여기는 것을 너도 좋다고 여겨달라고 강요하거나, 내가 너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니 너는 그저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집착과 지배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자유롭게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의심 없이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나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시는 선물이 나와의 연관관계 속에서 나에게 도전과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열등감에서 벗어나 좋은 것을 좋게,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걷기 시작할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서로에게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발견해주고, 칭찬해주고, 개발해주고, 지지해 줄 수 있다면, 우리가 꿈꾸는 하느님 나라는 활기차게 퍼져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해 봅니다.

아울러, 오늘도 다른 이들의 야욕으로 희생되어가는 많은 불쌍한 영혼들을 주님께서 굽어보시고 헤아려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어 인간 각자에게 숨겨져 있는 가능성을 발견해주고 키워주는 성 요셉과도 같은 선교사들, 교육자들, 인도자들, 은인과 후원자들과 선의의 봉사자들을 통해 살아계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기도

인간 세상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희생당하는 이들을 굽어보시고 헤아려주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저를 지금 이 순간까지 살 수 있도록 길러준 부모를 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무한 경쟁 세상에서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다른 이들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는 성 요셉과 같은 주님의 종들, 선교사들, 교육자들, 인도자들, 은인들, 후원자들, 선의의 봉사자들을 통해 살아계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어둠이 덮인 세상 속에서도 진리와 선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시고 인도해주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수호자로서 우리를 돌봐주시고 임종 때에 저희를 주님께로 인도해주시는 성 요셉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험난한 세상살이에도 자녀들을 감싸 안고 모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부모들을 굽어보시고 살펴 주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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