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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기도란 무엇이며, 기도는 왜 해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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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02 ㅣ No.231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기도란 무엇이며, 기도는 왜 해야만 하나요?”

 

 

 

인생은 수많은 만남으로 가득 찹니다. 만남은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지고, 서로가 나누는 대화의 깊이에 따라 새로운 관계가 형성됩니다. 관계를 통해서 좋은 일, 때로는 달갑지 않은 불편한 일들이 삶 속에서 건너오기도 합니다. 잘못된 만남은 불행의 씨앗을 키워가지만, 좋은 만남은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영혼을 기쁨에 젖어들게 합니다. 우리의 행복은 좋은 만남에 있습니다. 그리고 만남에는 상대가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가장 행복하게 해 주는 만남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를 빚으시어 이 세상에 보내 주신 하느님 아버지와의 만남보다 더 값진 것은 없습니다. 그분과의 만남은 우리의 근본적인 고민을 해결해 주고 참 기쁨을 가져옵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은 기도로써 가능하며 그분과의 대화가 기도입니다. 우리는 허공 속에 사라져가는 자신의 말을 너무 많이 합니다. 기도는 ‘주님, 들으십시오. 당신 종이 말합니다.’의 태도가 아니라,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9)의 자세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 부르십니다. 우리가 창조주 하느님을 잊거나, 멀리 도망치더라도 살아계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기도의 신비로운 만남으로 끊임없이 부르십니다. 기도는 그분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응답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삶에 대한 완벽하고 멋진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분의 뜻을 알고 실천할 때 우리의 삶은 밝게 빛나고 행복할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동하기로 결정하는 마음의 귀 기울임이 기도의 본질적 요소이며, 말은 부수적인 요소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70항)

그러면 어떻게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요? 하느님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얼굴을 맞대고 말씀하시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양심, 자연, 이웃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말씀하십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성경을 통해 주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혀야 합니다. 하늘의 달빛은 잔잔하고 거울 같은 호수 위에 잘 비칩니다. 마음은 우리가 존재하고 머무는 곳입니다.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숨겨진 중심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마음은 우리가 삶이나 죽음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는 곳, 바로 진리의 자리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향하여 마음을 들어 높이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59항)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보지만 하느님은 사람의 마음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완전한 단계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땅을 적시어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양식을 주듯이, 하느님의 말씀은 당신의 뜻을 이루시고 사명을 완수하는 힘입니다.(이사 55,10-11 참조) 그러므로 우리의 행복은 하느님 말씀에 있으며 우리의 힘은 기도에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정신없이 달려갑니다. 자꾸 높아지는 세속적인 가치와 화려한 세상의 외모에 방향도 목적도 잃어버린 채 달려가기만 합니다. 우리는 이 혼돈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샘에서 지혜를 퍼 올리는 두레박입니다. 고요한 마음으로 하느님과 만나는 기도는 영혼의 무한한 기쁨이며, 인생의 모든 고난의 파고를 넘어가는 원동력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7-18)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2558-2660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12월 1일 대림 제1주일(생명수호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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