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생활묵상]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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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5-15 ㅣ No.701

 오늘 성년이 되셨을 80, 81년생 여러분 정말 감축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대에게 부담이 아닌

 

 ’날개’가 될 수 있기를 ...

 

 

 제가 올해 성년이 되는 동기들에게 만들어 준 카드 속에 써놓은 글입니다. 겉은 날개 모양으로 파서, 밝은 색깔로 밑을 대 놓았습니다. 아이린,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나요? 한 장 남았으니까, 나중에 보여줄께요.

 

 하소연을 왕창 써놓았는데, 올리려고 보니 좀 한심해지는 것 같아서 다 지웠습니다. 나 좋아서 하는 일인데, 조금 힘들다고, 조금 서럽다고 남 원망하면 안되지요...

 

 내가 하는 일에 누군가가 계속 contra(반대.. 비스무리 한 라틴어입니다. 뉘앙스를 전달하기가 힘드네요, 궁금하면 우리들이 사랑하는 김대근 신부님께 여쭤보세요. "신부님, ’꼰뜨라’가 뭐예요?" 하구요)를 넣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왜 나서냐는 듯이 쳐다볼때, 밤에 그 일 생각하면 무척 서러워질 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으면 백배, 천배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거야.

 

 

 어차피 누군가 썩어야 한다면, 예수님 말씀 한 마디라도 더 들은 내가 참고 썩어야지...

 

 

 그래, 썩자...

 

 

 

 이런 생각으로 열심히 썩어서 오늘이 열매를 맺는 날이었는데...

 

 추수할 것은 많은데 걷어갈 사람이 없더군요... 한 열 명 정도 안왔길래, 그냥 거기 있는 사람끼리 나눠가졌습니다.

 

 이 나이 먹고도 사람한테 기대를 걸고, 실망하고 한다는 게 정말 우습습니다.

 

 다시는 안 속으리라, 절대 안 바라리라 다시 한번 결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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