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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속 수도회 출신 교황 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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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22 ㅣ No.83

교회사 속 수도회 출신 교황 누가 있나

대교황 그레고리오 1세 시작으로 31명 배출



1846년 그레고리오 16세 선종 이후 167년 만에 수도회 출신으로 베르골료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됨으로써 교구와 함께 교회의 두 수레바퀴를 이루는 수도회 출신 교황들에 새삼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6대에 이른 교황 중 수도회 출신은 얼마나 되는지, 그 면면과 교회사에 남긴 발자취는 어떠했는지 관심이 일고 있는 것.

그렇다면 역사상 수도자로서 베드로좌에 오른 최초의 교황은 누구일까. 대교황 그레고리오 1세(재위 590~604)다. 30살 젊은 나이로 로마 원로원 의장에 올랐던 대교황은 자신의 사저에 베네딕토 수도규칙을 따르는 수도원(성 안드레아수도원)을 만들고 베네딕도회에 입회했다. 시칠리아에 5개 수도원을 세워 묵상과 함께 성경과 라틴교부 문헌 연구에도 몰두했다. 그러던 중 590년 교황직에 올라 게르만족을 개종시켰고, 「그레고리오 전례서」를 완성하는 등 광범위한 저술을 남겼다. 그레고리오 성가를 제정했고, '서방 수도자들의 제2의 대부'가 됐다.

이후 1420여 년에 걸쳐 베네딕도회와 클뤼니 수도회, 베네벤토의 소피아 수도회, 시스테르시안 수도회(시토회),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도미니코회,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카말돌리회, 예수회 등 10개 수도회가 31명(11.65%)의 교황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베네딕도회가 가장 많은 12명의 교황을 배출했다. 베네딕도회 총연합에 속하거나 베네딕도회 계열인 시스테르시안 수도회(시토회) 4명, 클뤼니 수도회 2명, 카말돌리회 1명까지 합치면 모두 19명이나 된다. 이어 도미니코회가 4명,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각각 2명씩 탄생시켰다. 이밖에 베네벤토의 성 소피아 수도회와 예수회도 1명씩 배출했다.


▶ 베네딕도회

대교황 성 그레고리오 1세(64대)를 시작으로 보니파시오 4세(67대), 아데오다토(혹은 데우스데딧) 2세(77대), 성 그레고리오 2세(89대), 성 레오 4세(103대), 요한 9세(116대), 레오 7세(126대), 파스칼 2세(160대), 첼레스티노 5세(192대), 클레멘스 6세(198대), 우르바노 5세(200대), 비오 7세(251대) 등이다.

가히 유럽 교회의 주보성인인 '성 베네딕토'의 카리스마와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답게 숫적으로 많은 교황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하느님 영광과 교회 건설, 세상 구원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함으로써 교회 안에서 빛나는 표징이 됐다.


▶ 클뤼니 수도회ㆍ시스테르시안 수도회ㆍ까말돌리회

10세기 베네딕도회 개혁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해산된 클뤼니 수도회는 성 그레고리오 7세(157대)와 복자 우르바노 2세(159대)가 사도좌에 착좌했다.

13세기 들어 클뤼니회에서 개혁 주도권을 넘겨받은 '백의 수사들(white monk)' 시스테르시안 수도회 출신 교황은 에우제니오 3세(167대)와 루치오 3세(171대), 첼레스티노 4세(179대), 베네딕토 12세(197대) 등이다.

까말돌리회는 한국천주교회가 잊을 수 없는 교황, 곧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를 설정하고 초대 대목구장에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 그레고리오 16세(254대)를 배출했다.


▶ 도미니코회

복자 인노첸시오 5세(185대)를 시작으로 복자 성 베네딕토 11세(194대), 성 비오 5세(225대), 베네딕토 13세(245대) 등을 배출했다. 교황이 입는 흰 수단은 도미니코회 출신인 비오 5세로부터 비롯됐는데, 이는 도미니코회 수도복과 그 색깔이나 형태가 비슷하다. 


▶ 작은 형제회ㆍ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니콜라오 4세(191대)와 식스토 5세(227대)가 작은 형제회 출신이고, 식스토 4세(212대)와 클레멘스 14세(249대)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출신이다. '프란치스코 수도복을 입은 예수회원'이라고도 불린 클레멘스 14세는 1773년 예수회 해체를 요구하는 군주들 압박에 밀려 예수회를 해체했으나, 예수회는 41년 뒤인 1814년에 다시 허용된다.


▶ 기타 수도회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는 하드리아노 4세(169대)와 에우제니오 4세(207대)가 각각 사도좌에 올랐다. 또 베네벤토의 소피아 수도회도 복자 빅토리오 3세(158대)가, 예수회도 현 교황이 각각 사도좌에 착좌했다. 특히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주도로 종교개혁 당시 쑥밭이 된 서방 가톨릭교회의 부흥을 이끈 예수회는 설립된 지 473년만에 첫 교황을 배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평화신문, 2013년 3월 24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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