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및 기사모음

교황은 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로 이름을 택했나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22 ㅣ No.267

교황은 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로 이름을 택했나

'가난한 이들 위한 교회로' 쇄신 다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교황 이름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16일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6000명이 넘는 기자들과 만난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콘클라베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추기경은 상파울루 명예 대교구장이자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을 지낸 클라우데오 훔메스 추기경이었다. 다정한 친구인 후메스 추기경은 작은형제회 출신이었다. 일(투표)이 좀 '위험스럽게' 돌아가자, 그는 나를 위로했다. 그런데 3분의 2 득표를 넘어 교황이 선출되면서 박수가 터졌다. 후메스 추기경이 나를 껴안고 말했다. '가난한 이를 잊지 마십시오'."

교황은 "그 말이 여기(머리를 두드리면서)를 쳤다"며 "가난한 이, 가난한 이. 이들을 생각하니 곧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교황은 "개표가 끝날 때까지 그 이름이 와 닿았다"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사람이자 평화로운 사람으로 창조물을 사랑하고 보호했다"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는 평화와 가난한 이를 위하는 정신을 가르쳐줬다"면서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가 얼마나 좋은가"라고 말을 이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1~1226)는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버리고 허름한 옷을 걸치고 탁발(托鉢)을 하며 복음을 전한 평화의 사도였다.

성 프란치스코처럼 사랑과 존경을 받는 성인도 드물다. 많은 이들은 그의 가난한 무소유의 삶에 감동한다. 그의 청빈과 겸손, 사랑의 삶이 가장 존경받지만 1219년 십자군이 진주한 이집트에 달려가 이슬람교 정치 지도자(술탄)와 대화한 그의 전교여행에서 평화의 사도로서의 면모를 찾는 이들도 있다.

교황이 되면 교황 이름을 스스로 짓는데, 보통 존경하는 전임 교황이나 공경하는 사람의 이름을 쓴다. 이는 그 사람의 업적을 본받고 계승하겠다는 사목 의지가 담겨있다.

교황 이름을 짓는 관습은 교황이 베드로 사도의 계승자이며 전 세계 교회 사목 책임자라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정착됐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지상 최고의 다리를 놓는 새사람이 됐다는 뜻도 포함돼있다.

처음부터 교황 이름을 짓는 전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대교회부터 11세기 중반까지 교황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름이나 세례명을 그대로 썼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선택된 교황 이름은 '요한'으로, 21명(대립교황 1명 제외, 요한 20세 없음)이 이 이름을 썼다. 그다음 그레고리오(16명), 베네딕토(15명, 대립교황 1명 제외), 클레멘스(15명), 레오(13명) 순으로 많다.

[평화신문, 2013년 3월 24일, 이지혜 기자]


57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