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꽃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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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 [martia04] 쪽지 캡슐

2001-06-12 ㅣ No.6368

                                         

눈치를 보니 세아이들이 우리 부부의 해외여행 수속을 밟고 있는 것 같아

 

슬그머니 아내의 의향을 타진 해 봤다.

 

"여보 당신 환갑 기념 겸해서 해외 여행 갑시다." 했더니 아내의 말인즉

 

"과년한 딸 셋이나 있어도 아직 사위 하나 없는 내가 환갑 잔치니 해외여행

 

같은 것 할 생각 없으니 그리 알고 계세요." 하며 단호하게 말 하는것이었다.

 

그래서 아내의 회갑 날이지만 또한 우리 성당 성지 순례 일이라.

 

나만이라도 성지순례에 가기로 합의하고 승차권도 구입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여행수속은 포기하고 회갑연은 못해도 섭섭하니

 

가까운 친족들과 오찬을 나누기 위해 식당 예약을 이틀 전에 했단다.

 

"너희들 참 잘 했다, 오시는 손님들에게 인사 잘 하고 너희 엄마 모시고

 

줄거운 시간 보내라, 이 아비는 성지순례 가기로 했으니".....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 왈,  "여보 당신 없으면 어떻게 해요"한다.

 

순간, "이 할망구가 성지순례 가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 소리야!",.

 

이 말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올 번했다.

 

세 념들 어느 놈이 꼬리 치기 위해 준것인지 저의들이 사온 것인지?

 

수시로 꽃을 집에 가저 오던 념덜이 회갑날 아침 집안을 살펴보니

 

꽃 한 송이도 없다.서운한 생각이 괘심 해저 꽃집에 달려가 바구니 꽃을

 

사다 거실에 놓았더니 쓸 때 없이 비싼 꽃은 왜 사 오느냐,며 아내의

 

핀잔이다. 늦잠 자고 방에서 나온 념덜,

 

"어머 우리 아빠 멋저요, 꽃을 다 사오시고" 한다.

 

이 념들아 좋아서 사 온줄 알어......... 속으로 되 뇌었다.

 

그리고 환갑날을 며칠 지나 꽃이 시들어 꽃바구니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데 뒤에서

 

"여보 꽃바구니 선물 고마웠어요"한다. 물 속은 보이는데

 

마누라 속은 참말로 머르것구만 핀잔 줄 때는 언제여..............

 

이 다음 아내의 칠순 때는 진정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다 크고 아름다운 꽃바구니를 안겨 줄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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