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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노래(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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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희 [bedania] 쪽지 캡슐

2008-09-26 ㅣ No.1562

 

허수아비의 노래

그랬다

 

나는 그냥 서 있었다

 

태양이 일구어낸 곡식 알알이

 

 뜨거움으로 익어갈즈음

 

들판은 풍요의 파문

 

흥겨운 추수의 춤사위였지만

 

그저

 

 

묵직한 가난 한짐 등에메고

 

뒤뚱뒤뚱

 

그냥 그렇게 서있었다

 

..........................

 

 

한발자욱도 나아갈수 없는

 

외다리로

 

행여 뒷걸음은 가당치도 않지만

 

끝내 이 눈물을 참아

 

생애 한번이라도 어제를 바라볼수 있다면

 

그때에 당신앞에 쓰러져

 

목이 쉬어지도록

 

실컷 한번 울어보고 싶은데.

 

..............................

 

포효하는 바람..

 

가을은 그렇게

 

요란히도 달려오더니

 

그래도 눈한번 깜박일수 없는

 

서러운 운명마저 외면하면서

  

나만 홀로 남긴채

 

모든 것을 걷어가 버렸다

 

 

그가 피를 흘릴 때 나는 눈물을 흘렸고

 

그가 언어를 잃었을 때 나는 들판을 잃었다

 

그랬다

 

정말 그랬다

 

무엇을 할수 있을까

 

모두 떠나간 여기에서

 

몰려든 새무리 가으로 먹이를 쪼으고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데

 

그가을 내내 그리움 하나 보돗이 익혀낸 지금

 

절둑이는 한다리로

 

나는 이제 무엇을 할수 있을까

 

목이 마르다

 

참을수 없는 갈증이다

 

먼데 하늘에서

 

빛살하나  내려온다

 

따뜻한 눈빛이다

 

..............................

 

아아..!

 

왜 이다지도 보고싶은 것인지.

 

 

 

Sep/26/08

 

                                                             ~ 베다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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