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청소년이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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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라 [kbs001] 쪽지 캡슐

1999-11-03 ㅣ No.851

인천 호프집 화재이후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더군요...

 

오늘 신문에 청소년들은 갈곳이 없다고 대문짝만하게 났어요...

 

다들 보셨겠지만...

 

이노무 나라는 무슨 일이 터져야 겨우 고개 한번 돌리니...

 

씨랜드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가 결국 이나라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지요...

 

그런데 이번 참사로 시일을 더 앞당겼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도대체 말입니다...

 

뭘 믿고 살아야 할지....

 

그렇다고 지금까지 믿고 살았다는 얘긴 아니지요...

 

이렇든 저렇든...

 

오늘 신문지상에서 떠들어 재끼던 "청소년들 갈 곳 없다.."에 대해...

 

할말이 있어서리...

 

정말 갈 곳이 없지요.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외려 지금의 아이들은 콜라텍이다, 노래방이다, 비디오 방이다... 놀이공간(?)이

 

제가 청소년기를 지낸 그때보다는 월등히 많아졌다고 보는데...

 

그런데도 왜 갈곳이 없어 청소년들은 술집을 전전하고, 어른 흉내를 내야 하고...

 

그런 곳에 출입을 못하면 왕따를 당해야 하는 건지...

 

일부 기성세대는 그노무 자식들 죽어도 싸다는 얘기들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 녀석들이 술이나 퍼마시고, 담배나 펴대니...쯧쯔... 혀까지 차더군요...

 

저는 할말 없어요..

 

지금 청소년들에게...

 

그 나이...

 

어려운 말로 과도기라 하죠?

 

오래전에 국어 교과서에도 나왔던 단어지만...

 

저 또한 그 과도기에 몰래 친구들과 술도 마셨고 학생 신분으로 가서는 안될 까페도

 

다녔었지요...

 

그 땐 그저 그게 좋아 보여서, 호기심에, ...

 

훔친 사과가 더 맛있다죠?...

 

저도 그랬던것 같아요...

 

몰래 술집에 들어가서 어른 흉내 내며 술도 마시고...

 

그렇게도 가지말라는 곳에 가던 기억이 나름대로 재미가 쏠쏠했으니까요...

 

지금은 못가는 곳 없고, 가지말라고 막는 곳없이 다 갈 수 있는 어른이 된 후론...

 

그런 재미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죠..

 

그렇다고 청소년들을 그런 재미로 끌어들이려는 선동태세는 아니죠...

 

그 과도기는 누구에게나 있었고... 그런 마음들은 누구에게나 존재했다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조건 가지 말라는 겁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겁니다.

 

제가 어릴 적 제일 화가나고 많이 서러웠던건...

 

나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않는 어른들이 미웠습니다.

 

왜 하지 말라는 건지...

 

왜 가지 말라는 건지...

 

자기들도 그나이 겪어서 내맘을 조금은 알텐데...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일찍 시작해서 좋을게 없다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난 나를 막았던 어른들처럼 말하기 싫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해보니 그런 재미 말고는 얻을게 없더라...

 

왠만하면 횟수를 줄여라... 모름지기 너희들도 사회를 배워야 하는데...

 

그런 세상을 모르면 안되지... 다만... 그세상에 너무 발을 깊이 담그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왜냐면... 너희들 나이는 자제력이 조금은 부족하니까...

 

재미만을 쫓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 남는게 뭔줄 아니?...

 

후회 뿐이란다..."

 

아이들이 갈 곳은 많습니다...

 

어른들이 가지말라고 해도, 막아도 갈 곳 투성이 입니다...

 

어딜가도 술, 담배는 쉽게 살수 있습니다...

 

그것들을 파는 건 바로 우리 어른들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네요.... 돈버는 욕심에, 돈 버는 재미에 빠져 그것만 쫓는군요...

 

부끄럽습니다...

 

아이들이 갈 곳을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하는건가요?

 

그들에겐 자신들이 가고 싶은곳을 정할 판단도 낭비인가요?

 

 

 

어른을 포기하고픈 봉신(글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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