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성당 게시판

속도가 앗아가 버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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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희 [sunrise] 쪽지 캡슐

2000-05-11 ㅣ No.661

사람들은 심심할 겨를이 없다.

일할 때도 바쁘게 해야 하지만,

놀거나 쉴 때도 역시 바쁘다.

스키도 타러 가야하고, 볼링도 치러 가야하고,

드라이브도 가야하고, 비디오도 봐야하고,

컴퓨터 통신도 해야하고, 전자 게임도 해야하고,

야구 구경도 가야하고, 텔레비젼 연속극도 봐야한다.

 

이 세상에는 심심해야만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 소중한 것들이 많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길 수 있으려면

우선 심심해야 한다. 때때로 심심한 사람만이

멀리 떨어진 사람을 그리워 할 수 있고

또 아름다운 상상의 날개를 쳐 볼수 있다.

 

유전법칙을 발견한 멘델은 아주 심심한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 심심한 수도원에서 살면서 수도원 뒤뜰에

완두콩을 심고 그것이 자라는 것을 관찰했다.

완두콩 싹이 자라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려면

얼마나 심심해야 하겠는가?

 

자연의 법칙이나 진리는 심심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sun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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