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성당 게시판

나를 따르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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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rosa76] 쪽지 캡슐

2000-05-23 ㅣ No.724

              

 

+찬미예수님

 

조용한 사무실에 혼자 앉아 이태원게시판을 열심히 오갔던 많은 이들의 글들을 읽고 있노라니 모두들 성공적인 체육대회에 관한 이야기 였습니다.

그래요... 뜨거운 햇볕 만큼이나 우리의 모습이 하나됨을 드러내 주는 열띤 체육대회였던게 분명한데, 로사는 그날 그자리에 있음이 조금은 어색하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체육대회 일주일 전... 우리 초등부에 떨어진 특명은 ’신부님, 수녀님꾸미기’였습니다. 그러나 로사는 생각했지요.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말들은 어린이를 위한거라 하지만 그렇다면 어린이와 더욱 가까운 우리에게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프로그램을 정해놓고, 남은 일들을 준비하라는 형식이 속상하고 답답했었습니다. 그러기에 많은 교사들에게 투정아닌 투정도 하고 다른 대체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노라고 억지도 부렸지만 결국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그때문에 마음이 상해 체육대회에 오고 싶지 않았던 속좁은 생각까지 했었지요.

그렇게 고집하다가 이른 아침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니 따가운 햇살속에서 웃고 있을 아이들의 얼굴과 고생하고 있을 교사들의 모습이 떠올라 초등학교로 올라갔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교우들이 뜨거운 햇살못지 않게 뜨거운 열기로 운동장을 가득 메웠고, 우리의 아이들도 신이나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즐거워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점심을 먹고 시작한 초등부가 준비한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걸... 특히 아이들은 나만의 잣대로 생각해서는 않되는 것을... 로사는 로사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생각했던것 같아 미안한 마음 감출길 없었고, 그러다 보니 그 넓은 운동장에서 어딘가에 자꾸 숨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었어요. 그리고 그동안 우리의 생각 전혀하지 않고 프로그램 만드신 분들도 원망했었는데... 나름대로의 생각이있었고, 그에따른 고충또한 많았을거라는 뒤늦은 깨달음에 죄송한 마음이었어요.

 

시간이 흐른 지금... 무언가를 위해 그사람을 따른다는게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인지 느끼고 있어요.

몇해전 2년동안 교감을 하면서 내 의견에 함께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로 부터 받은 상처를 내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그 샃처를 주고 있다는 느낌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좀더 낮은 자의 모습으로 함께해야 하는데... 너무나 욕심많은 나이기에 스스로 더 깊은 우물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음을 그래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없게 될까봐 두려워 집니다.

 

오늘은... 나를 따르라는 그분의 말씀이 맑은 하늘 속에 비춰지는 날이었습니다.

언제나 곁에 계시지만 모르고, 때로는 모른척 하고 살아가는 로사의 모습을 뒤돌아 보며 이제는 좀더 그분가까이 다가서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에서야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너무나 열심히 본당의 날 행사를 위해서 애쓰신 많은 분들께 수고 하셨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나됨을 위하여 보이지 않은 곳에서 그분의 말씀에따라 생활하시고 기도하신 분들 덕분에 우리 모두가 사랑이라는 한 단어를 마음깊이 새길 수 있는 예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로사도 깊이 반성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

앞으로도 더 열심히 생활하시는 모습이길 바라고, 로사도 더 낮은 자의 모습으로 여러분 곁에 함께 있도록 노력할께요. 지금에서야 편한 마음으로 한주간을 잘 보내고 성당으로 향할 수 있을것 같아요.

그분의 보살핌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안 녕 *^.^*

 

p.s 우리에게 옳바른 길을 제시해 주시는 그분의 손을 잡도록 노력합시다!!!

    참 예쁜 그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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