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운동 서명

인간의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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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태 [chungwon] 쪽지 캡슐

1999-03-02 ㅣ No.39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특히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이 점에는 동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생명존중이라는 차원이라기 보다는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관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형제도는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사형제도가 있는 주들이 사형제도를 폐지한 주들보다 범죄율이 높은데 바로 사형제도가 사회정의 실현내지는 효능성 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말하자면 사형제도는 도덕적 측면에서나 효능성이라는 측면에서나 마땅한 존립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사형제도와 같은 것들은 오히려 인간의 심성을 더 악하게 유도함으로써 인명경시 풍조를 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할 소지가 있습니다.

인간의 병을 고치는 어떠한 영적 예언자들도 인간의 죄를 볼 수 있는 능력은 부여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는 것이지요.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죄는 하느님 그 분만이 다스리실 사안이며 우리 인간이 심판할 사안이 아닙니다. 인간은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해 필요한 법률적 규제 이상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생명에 관한 권한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것이며 인간에게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악인이라고요? 주어진 사회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사회 부적응자들인 그들로부터 빼앗은 것은 전혀 없을까요? 혹시 그들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인간적 피해자들은 아닐까요? 그리고 참으로 우리는 그들의 죽음을 선언할 수 있을 만큼 그들보다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훨씬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까요? 하느님 보시기에 말입니다.

사형제도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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