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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11(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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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희 [bedania] 쪽지 캡슐

2008-09-11 ㅣ No.1553

 

-911-

 

................. 

이땅에 돋아나는 풀포기마저도


정겹지 않은 낮설음에

아직 내가있다.


눈멀도록 동쪽만을 바라다가


묵묵한 하늘의 기다림을 배우고


굶주린 걸인의 한숨같은


누더기진 조각구름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이 분노할때 나는 침묵했고

 검은연기속에서 찾아온

잔인한 재앙의 늪속에


그들의 살갖이 심히 경련할때에도


담담한 나의 시선은


오로지 동쪽으로 널린채


슬프도록 고요히 펄럭이고 있었다.


힘있는자,용서할수 있고


무력하고 유죄한 나는

 선채로 여기에 기다릴 뿐이다.

친구가 필요했었다.


나 기쁠때 질투하지 않고


나 슬플때 내눈물을 허락해주는,


위로의말 없이도


나 바라보며 위로받는 사람.

 ..............................

높은키로 팔벌려 우는 가을나무,


하늘도 따라울던 9월의 비극속에서


꼬리긴 역사의 한페이지는 넘어가고


어미를, ...

아비를 빼앗기고도


항변의 말한마디 외치지 못한채


남은 젊음을 접어야 했던


나는,

 억울한 그들의 종말을 아는체 못한다.

..................


그들은 서로 사랑했을까.






 

 

                                                     - 911 뉴욕참사가 있던날에-

 

                                                                - bed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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