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그릇에 대한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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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진석 [verdong] 쪽지 캡슐

2000-05-16 ㅣ No.1663

하나의 그릇이 있었습니다. 아직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채 말입니다. 처음에 그 그릇은 자신을 크게만 만들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도자기처럼 만들어 보려고도 하고, 무늬를 새겨 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점점 그릇은 굳어져 갔습니다. 또한 그릇은 점차 볼품없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부서지는 아픔과 함께 예전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그릇은 자신이 모양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하 ! 그렇구나. 그릇은 크기나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거기에 무엇을 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작지만 풍성하게 담아낼 수 있음을... 제각각 모양과 크기는 다르지만 나름대로의 기능과 멋이 있음을... 그릇은 당당히 유약에 목욕도 하고 뜨거운 불 속에서 고된 훈련을 하였습니다. 더욱 제 기능을 다하는 그릇이 되기 위해... 누구나 하느님의 주신 그릇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다른 그릇들만 바라보기도 하고, 자신의 그릇을 변화시키려고 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자신의 그릇을 채워나갈 것인가 ?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문득 스치는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또한 내게 주어진 그릇도 생각해 봅니다. - 나도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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