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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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8-29 ㅣ No.3356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8/29

 

오늘 우리는 이산선 말지나를 하늘의 아버지께 보내드리는 장례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고인의 자녀가 어머니께 쓴 편지를 보면,

   “사랑하는 엄마 마치 준비나 한 것처럼 짧게나마 을왕리 바닷가로 오빠, 언니, 동생 그리고 손자손녀들과 함께 바람쐬러 바닷가로 갔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그날 따라 엄마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예뻤는지. 활짝 웃는 모습이 마치 백합꽃 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엄마 불러도 불러도 계속 부르고 싶은 엄마.

   사랑하는 엄마, 을왕리 바닷가 추억은 오빠와 함께해서 엄마께서 더욱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엄마. 우리 오남매 사랑으로 키워주신 은혜 잊지 않을께요. 더욱 더 의좋은 남매로 똘똘뭉쳐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오남매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천국에 가셔도 위풍당당하게 활기차게 꽃길만 걷길 기도할께요. 이승에서 못다한 것들을 천국에서 맘껏 누리면서 자유롭게 행복한 나날만 가득할꺼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엄마 사랑해요. 영원히 죽는 날까지 엄마의 바다같이 크신 사랑을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라고 쎴습니다.

 

언젠가 여행을 하다가, 비행기가 기술적인 문제로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말을 비행기 안에 앉아서 들으면서, 그 때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도하는 것 외에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죽음도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죽을 때가 돼서, 또는 죽게 돼서 죽을 뿐 내가 죽는 것인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밖에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찬가지 이치로 부활도 우리를 마지막 날에 모두 살려주시겠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걸고 그 약속을 은혜롭게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겠구나 싶습니다. 그저 겸손한 마음으로 은혜로이 내려주시는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일이구나 싶습니다. 현실과 육체적인 한계를 핑계삼아 미처 다 하지 못하고 가는 우리내 인생을 되돌아 볼 때 더욱 더 부활의 기쁨은 죽음의 슬픔처럼 우리에게 은혜롭게 다가오는 하느님의 사랑이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가는 이산선 말지나를 주님께서 받아주셔서, 가족과 함께 헌신했던 지상 생애의 좋았던 점들과 그의 믿음을 보시어, 지상에서 다 못이루었던 꿈과 희망을 주님 품안에서 다 이루고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되기를 간구합니다.

주님, 이산선 말지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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