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대림 제3주간 수요일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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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12-20 ㅣ No.3439

대림 제3주간 수요일 12/20

 

우리는 매일 걱정거리를 어찌 보면 달고 사는 것 같습니다. 마치 걱정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도 아닌데도, 부모님과 배우자, 자녀들을 비롯하여 이 사회, 이 민족, 이 세계를 생각하며 매일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천사는 아무런 예고 없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말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마리아가 놀라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천사는 다시 마리아에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30) 가끔 우리에게 닥친 일들이 우리에게 위협스럽고 손해만 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이고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해 왔습니다.

천사는 말합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31)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살면서 좋은 것으로 여겨 취사선택하기 전에 여러 가지 선물을 선사 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런데 실로 하느님의 선물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우리는 매일 기도하면서, 아무 일 없이 건강하고 조금 더 풍요롭고 평안하게 살기만 바랍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단순히 우리 개인에게 국한한 선물을 주시기 보다는,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통해 우리가 우리 사회와 민족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희생 봉사하기를 바라십니다.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카 1,32-33)

마리아는 자신에게 다가온 하느님 구원의 선물을 즐겨 받지 못합니다. 마리아가 보기에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벅찬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34)

마리아의 불가능하고 부족하며 나약한 인간성에 천사는 하느님의 힘이 보충하고 채워져 이루어질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35)

우리는 우리 교회의 수많은 성인들이 인간적으로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볼품 없는 이들이었지만, 주 하느님의 능력으로 수많은 기적을 일으키고 형제자매들의 구원을 위해 희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목숨을 던졌다는 것을 압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36-37)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고 마리아를 통해 주님의 위대한 업적을 시작하시고자 하는 주 하느님의 권능에 의탁하며 마리아는 응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38)

 

주님 앞에 서서 고백합니다. 주님, 죄 많고 능력 없는 저를 자비로이 굽어보시고, 바라옵건데 이 역할에서 빼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주 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 저를 당신의 도구로 바치오니, 주께서 저를 원하신다면 나약한 저에게 주님의 지혜와 권능을 부어주시어 주님의 일을 능히 이루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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