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토마스 사도 축일 7/3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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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07-03 ㅣ No.3909

성 토마스 사도 축일 7/3 수요일

 

오늘은 성 토마스 사도 축일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께서 생전에 당신을 해치려고 했던 베타니아 마을로 가시려 하자 다른 제자들은 다 위험하다고 만류하는데, 토마스는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하고 큰 용기를 보인 제자였습니다. 그런 토마스가 오늘 복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른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전하자 쉽게 믿지 못하고 반발합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토마스는 확실한 것, 정확한 것을 찾는가 봅니다. 그는 어쩌면 어설프게 행동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검증된 후에야 행동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토마스에게 예수님께서 또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26) 그러시고는 토마스에게 왜 나를 믿지 못했느냐?’라고 혼내시거나 역정을 내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토마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확인해주십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27)

 

예수님 입장에서 우리의 불신이 전혀 문제 되지 않으실 텐데도, 우리가 믿지 않는다고 예수님께서 아쉽거나 손해되는 것이 하나도 없으실 텐데도, 기꺼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 너 그렇게 고집부려 봐라!’ 하시거나 그렇게 믿지 못하면 네 손해지,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도, 주님은 그러지 않으십니다.

따지고 보면, 예수님께서는 그냥 부활하셔서 하늘로 올라가셔도 되셨을 텐데. 굳이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주님의 부활을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오늘 토마스처럼 인간의 이성과 경험세계에 갇혀 믿지 못하는 우리에게 나타나십니다. 부디 주님을 믿고 고대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더 확실하고 찐하디찐한 만남을 다시 한번 허락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다 아시면서도,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우리를 믿게 해주시고 보듬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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