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사랑이 가득한 대흥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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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배 [hbpark] 쪽지 캡슐

1999-07-07 ㅣ No.71

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신수동 성당에서 대흥동으로 옮겨오게된 현바이입니다.

7월 4일 11시에 대흥동 성당의 입당미사가 있었는데, 그 역사적인 시간에

미사를 드리지 못해 참으로 아쉽습니다. 제가 늦게 오는 바람에..

또 한가지 이유는 .. 성당의 좌석수가 적은 관계로..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습니다. 새 집에 이사를 온 듯한 느낌으로...

무엇보다 교리실이 지상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당 자체도 괜찮았구요.

그런데 부지는 큰 것 같은데 성당이 좀 작은 듯 싶고..

바램이 있다면 성당의 천정이 높았으면...

( 이상.. 웅장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현바이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아직은 신자수도 작고 성당의 좌석수도 작지만 주님의 보살핌으로 알차게 성장하리라

봅니다. 대흥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길...

 

 

아래의 시는 재미있기도 하고..뭐..느껴지는 것도 있고 해서 읽어보시라고..

 

 

<똑 같은 바보>

 

지은이 : 김미선

 

 

여름의 한낮은

참을 수 없을만치

뜨겁고

지리했다

찬물로 샤워를 해도

얼음을 입에 넣고

깨물어도

무덥고 지리한 건

마찬가지였다

 

하릴없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낮잠이나 잘까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기 종론데

 지금 빨리 나와요-

 

그의 음성은

청량음료처럼 쏴아하고

시원한 기포소리처럼

들려왔다

 

종로가 아니라

더 먼 곳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

그런데도 나는

앙큼하게

 

-싫어요-

했다

 

이러는게 아닌데

얄팍한 여자 자존심을

앞세우는 내가

나를 놀라게 했다

한마디를 덧 붙이고 말았다

 

-전 그렇게

 심심해할 때 말상대나 해 주는

 여자가 아니예요

 만나고 싶을 때엔

 최소한 하루 전에

 미리 약속해야하잖아요?-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곧 이어

나는 후회를 했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면

종로 어딘데요- 해야지

 

그러나

나보다 더 여리고

나보다 더 용기없는

그에게선

다시 전화가

걸려오질 않았다

 

나는 발을 동동거리며

안타까와 했고

혹시

수화기가 잘 못 놓여있는지

몇번이고

확인하고 있었다

 

바보!

 

우리 두 사람은

똑 같이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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