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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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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베네딕도) [hawhetal] 쪽지 캡슐

2000-03-21 ㅣ No.764

오랫만에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제 차를 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시내버스는 좀처럼 타지 않게 됩니다.

 

어느 새 게으르고 배부른 돼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반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버스에 탔는데

 

승객들 대부분 표정이 없습니다.

 

그냥 빡빡합니다.

 

왜 그럴까?  

 

내 마음이 그런가,   아니면 세상 살 맛이 나지 않아서 그런가

 

...

 

...

 

결론은 "피곤하기 때문에 그럴거야" 로 정했습니다.

 

그래,  피곤해서 그럴거야....

 

 

중고등학생 시절에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였습니다.

 

그런데도 종종 버스를 탔습니다.

 

지각을 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0분만 일찍 나오면 되는데

 

꼼지락 거리다가 초를 다투는 '용감한'(?)  학생이 되곤 했습니다.

 

어떤 날엔 버스에 매달려 가기도 했습니다.

 

 

"버스는 서민의 발"이라는 어느 운전사 아저씨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는 내가 서민임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서민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그런데 그게 잘 안됩니다.   신부로서,  또 이기적인 한 인간으로서 편하게 살려고 하다보니

 

잘 안되는 것입니다.    편한 것만 찾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자가용보다는 버스를 자주 타야 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불편한 것을

 

먼저 선택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어려운 조건 속에서 운전을 하시는

 

운전사 아저씨가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일터로,  학교로 나갈 모든 분들...

 

지각생 까지도 모두....   화이팅 !

 

 

피에쓰.  777 사태가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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