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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열 번째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는 계명은 재물을 멀리하라는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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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0-19 ㅣ No.214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열 번째 계명,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는 계명은
재물을 멀리하라는 의미인가요?”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는데 재물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재물은 우리에게 의식주를 제공합니다. 의식주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먹는 것이 일순위입니다.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첫 번째 조건이며, 먹을 음식이 없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세상에 굶주림보다 더 비참한 상황은 없습니다. 음식을 구하기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재물을 소유하는 것은 계명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모든 것을 맡기시며, 당신의 창조사업을 계속하고 완성하라는 의무도 주셨습니다.(창세 1,26-29 참조) 계속되는 하느님의 창조사업은 이 세상에 생명을 번성시키는 것입니다. 생명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분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생명의 문화와 사회를 건설해 가야 합니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재물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즉, 공동선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적 욕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원하게 되고, 이런 욕망은 합리적인 한도를 넘어섭니다. 이렇게 시작된 탐욕은 한계가 없어 타인의 것이나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할 것도 부당하게 욕심을 부립니다. “열째 계명은 탐욕과 세상의 재물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을 금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36항)

행복은 우리의 삶의 목적입니다. 귀는 감미로운 음악을, 눈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입은 맛있는 음식을 추구합니다. 분명 재물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감각적인 것을 넘어 더 높고 더 깊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영혼이 있습니다. 재물을 탐하는 것은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바닷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은 더욱 심해지고 계속 마시면 결국에는 죽음을 가져옵니다. 갈증은 결코 바닷물로 해소되지 않듯, 재물은 인간의 깊은 영혼을 결코 채워주지 못합니다. 재물과 그 힘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은 시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시기심은 증오와 비방을 만들어 내어 서로를 싸우게 합니다. 시기심은 치명적인 죄이며 악습이고, 사랑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영혼은 사랑으로만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육체를 위한 삶의 원리가 영혼이듯이 영혼을 위한 원리는 사랑입니다. 인간의 영혼에 사랑을 넘치도록 영원히 채워주실 수 있는 분은 그리스도뿐이십니다. 그러므로 십계명 중에 “열째 계명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기심을 몰아낼 것을 요구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38항) 예수님께서는 풍부한 재산에서 위안을 찾는 부자들을 두고 탄식하십니다. 우리는 평생 쓸 재물이 아닌, ‘일용할 양식’을 하느님께 청하라고 하신 그분의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자신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섭리에 온전히 맡겨 드림으로써 우리는 내일에 대한 불안에서 해방됩니다. 재물은 인간이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쉽게 역기능을 하기 때문에 성경은 재물의 위험성을 항상 경고합니다. 행복을 위해 우리가 진정 탐해야 하는 것은 재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간직하며 믿는 한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이 참 보물이므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진정한 부자입니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루카 12,34)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2534-2550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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