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연도의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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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2 ㅣ No.551

 

+ 찬미 예수님!

 

요즈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만, 국내 각 본당에서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합동 위령미사(연미사)를 드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서, 이번 글에서는 산자와 죽은자를 기도 중에 연결시켜 주는 우리의 "연도"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위령미사 = 연미사 에 대한 가톨릭 대사전 설명으로 바로가기.. (클릭하세요)

 

살아 있는 가톨릭 신자가 하게 되는 연도 (및 위령미사)의 대상은 물론 망자입니다.

 

우리는 망자를 크게

 

1. 가톨릭 신자

 

2. 개신교식 세례를 받은 개신교 신자

 

3. 개신교식 세례를 받지 않은 개신교 신자

 

4. 기독교 (가톨릭 및 개신교 포함) 신자가 아닌 경우

 

로 구분지어 생각할 수 있겠는데, 가톨릭 신자로서 망자가 된 자는, 설사 냉담하다 망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한 번 새겨진 인호는 사람의 힘으로 영원히 지울 수 없으므로, 산자의 마지막 성사인 병자성사를 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연도의 대상이기에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우님들 중에 많은 분들께서 위의 제 1항에 해당되지 않는 망자의 경우에는 "우리가 연도를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또 더 나아가 "위령미사의 대상이 아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듯 하여, 이해를 돕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2항의 경우, 즉 개신교식 세례를 받은 개신교 신자 또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가 주어지므로, 설사 개신교의 세례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세례를 받는 자의 잘못이 아니라 세례를 주는 개신교 목회자의 잘못이므로, 연도의 대상에 하자가 없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제 3항의 경우, 즉 개신교식 세례를 받지도 않은 개신교 신자의 경우에는, 살아 생전에 신약의 4 복음서 말씀에 의거한 삼위일체 신앙고백을 매 주일 한 분이라면, 비록 개신교식 세례를 받지 않았더라도, 차일 피일하다 개신교식 세례 혹은 천주교식 세례를 받을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으므로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것 또한 개신교 목회자의 잘못이 많으므로), 우리가 바치는 연도의 대상으로 하자가 없을 것입니다.

 

제 4항의 경우, 즉 기독교 신자가 아닐 경우라 하더라도, 가까운 혈족이 가톨릭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해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비록 간접적이기는 하나 가톨릭 신앙을 인정한 자이므로, 우리가 바치는 연도의 대상으로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생을 관면 혼배를 유지한 비신자인 배우자는, 비록 본인이 신약의 4 복음서 말씀에 의거한 삼위일체 신앙고백을 한 적도 없고 또 세례를 받지는 않았지만 관면 혼배 시에 배우자의 신앙생활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천주께 하였고 또 자녀들을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키울 것을 천주께 약속하였으므로, 매우 소극적이기는 하나 가톨릭 신앙을 사실은 받아들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우리가 바치는 연도의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차일 피일 미루고 있다가 예기치 못한 급박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종 직전에 (사제를 모셔 올 시간이 없고 또 주변의 가톨릭 신자가 어떻게 하여야 하는 지를 몰라) 대세 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실제로 자주 발생하므로, 가까운 혈족 중에 가톨릭 신자가 있는 망자는 모두가 연도의 대상으로서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가톨릭 영세(세례)를 받지 아니한 자는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톨릭 교회의 장례미사의 대상이 아닐 것입니다만, 대부분의 망자는 "열심신자들의 기도에 해당하는 연도의 대상"으로서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즉, 우리가 연도를 함에 있어서 굳이 위의 제 1항만을 고집하는 신앙생활은 너무 소극적이라는 말씀입니다.  

 

[

사족입니다만, 개신교회 측에서는 미사성제 중에 역사 중의 인물이신 사제 중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바치는 제사예식 중의 기도 마저도 우상숭배적 예식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신례 중의 핵심인 영성체 예식을 완강히 거부하기에, 개신교 예배예식은 본의 아니게 강론이 정점인 유대교의 불완전한 예배예식을 답습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또 더 나아가 유대교 전통에 근거한 산자와 망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기도 (예를 들어, 성인 호칭기도)를 뚜렷한 신앙적 이유없이 거부하였기에, 비록 기도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드린다고는 하나 개신교회의 기도는 모두가 "자유기도"로서 우리가 미사 중 혹은 연도 중에 바치는 기도와 같은 종류의 기도 (즉, 미사 통상문 혹은 미사 고유문 등)가 아니기에, 우리가 한 목소리로 함께 바치는 연도와 같은 기도 및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추석 당일의 합동 위령미사(연미사) 등은 개신교 신자들로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지경이 된 셈입니다. 그 결과, 국내 개신교 측에 있어서는 (구약성서에 담겨있는 유대교의 배타성을 맹목적으로 수용하여 따르다 보니)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다 포기할 것을 개신교 신자들 간에 서로에게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특히 최근에 들어와서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의 단절이 너무도 급속도로 진행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불과 최근 30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놀라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 민족 고유문화의 급속한 단절현상은, 굳이 꼬집어 말하자면, 국내 개신교 평신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미국 개신교회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은 국내 개신교 목회자들의 잘못일 것입니다. (이상 사족 끝).

]

 

또한 추석 당일에, 국내 각 본당에서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합동 위령미사(연미사)"를 일제히 모시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교의에 합당함에 비추어 보더라도, 산자와 망자를 신앙 속에서 한 덩어리로 엮어주는 기도인 "연도"는 앞으로 소공동체 안에서 더욱 더 적극적으로 보편화 되고 생활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추석에 함께 바치는 합동 위령미사(연미사)의 대상도, 위의 제 1항, 즉 가톨릭 신자였던 망자, 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점 또한 분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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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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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연옥 교리는 무엇입니까?
 
오용호 신부 | 인천교구 관리국장
 
 
개신교에 다니는 친구가 가톨릭에서는 성서에도 없는 연옥을 믿는다고 비난합니다. 가톨릭의 연옥 교리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예수님만 믿으면 구원 받는다는 개신교의 교리가 이것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철호(수원교구 포일 본당 신자)
 
 
“예수 믿으면 천국, 믿지 않으면 지옥”

이러한 외침을 거리에서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자주 듣습니다. 대부분 개신교인들이 이런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전단지를 뿌려 가며 열성적으로 선교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람이 죽은 이후의 세계는 과연 있을까? 누가 가는 것일까? 그리고 그곳은 어떤 곳일까? 사람이 죽음으로써 인생이라는 ‘시험 기간’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심판과 더불어 응보의 ‘영원’이 시작됩니다. 심판의 결과에 따라서 “정화를 거치거나(연옥), 곧바로 하늘의 행복으로 들어가거나(천국), 곧바로 영원한 벌(지옥)을 받게 된다”고 가톨릭 교회는 믿습니다. 바로 연옥, 지옥, 천국행이 결정된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연옥이 있다는 것이 천국과 지옥만 있다는 개신교와 다른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연옥에 대한 가르침은 구약의 마카베오 후서 12장 43절에서 45절에 “죽은 사람들을 위해 속죄의 제물을 바치고 기도하는 것은 죽은 사람들이 죄에서 해방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라는 성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유다 마카베오는 이방인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유다인들의 시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우상의 부적’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그들이 성전(聖戰)에 참전하여 전사한 사실은 의로우나, 우상을 섬기는 일은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죽은 자들이 범한 죄를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면서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만일 ‘천국’과 ‘지옥’밖에 없었다면 유다인들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해 줄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의인 아니면 악인, 곧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판가름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죽은 전사자들은 안타깝게도 ‘반쪽 의인’들이었습니다. 교회는 ‘반쪽 의인’인 사람들이 천국에 가기 전에 거치는 정화(淨化)의 단계를 연옥이라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개신교에서는 마카베오서를 성경의 정경(正經)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천주교의 구약 경전은 46권인 데 반해, 개신교는 39권입니다. 구약에서 죽은 이를 위해 베푸는 선행을 강조하여 연옥의 존재를 시사하는 대목이 또 있습니다.

 

“산 사람 모두에게 은덕을 베풀 것이며 죽은 사람에게까지도 은덕을 베풀어라”(집회 7,33). 신약의 베드로 1서의 말씀도 ‘연옥’을 시사합니다. “이리하여 그리스께서는 갇혀 있는 영혼들에게도 가셔서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습니다”(1베드 3,19). 분명한 것은 여기서 “갇혀 있는 영혼들”이 지옥의 처지에 있는 영혼들이 아니고, 그렇다고 천국의 천지에 있는 영혼들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연옥의 상태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가톨릭 교회의 오랜 전통은 연옥이 실재한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나라의 기쁨으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거룩함을 얻기 위해 죽은 후에 정화를 거쳐야 한다.”


예언자 이사야는 환시를 통하여 천상에서 옥좌에 앉아 계신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즉각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보았습니다. “큰일 났구나, 이제 나는 죽었다”(이사 6,5). 이사야는 사실 죄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의인도 ‘절대 거룩’과 ‘순수 사랑’ 앞에 자신의 허물과 부족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절대와 순수 앞에서는 그 누구도 쓰레기 같은 존재로 드러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곧 천사의 도움으로 정화의 은총을 누렸습니다. 이 정화를 우리는 연옥(煉獄)이라고 합니다.


연옥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은 매우 신중합니다. 보통 신앙인들은 연옥이란 하느님이 아주 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선하지도 않은 인간을 벌하기 위해 만드신 일종의 반지옥(半地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반천국(半天國)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부족한 인간에게 보속과 정화의 기회를 준 자비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죄스런 인간이 거룩하고 무한하며 사랑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과정에서 치르는 정화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옥은 순수 사랑과 거룩함 앞에, 불순한 자신을 심히 부끄럽고 고통스럽게 느끼는 만남, 그래서 정화되는 만남인 것입니다.

 

넓게 봤을 때, 연옥은 천국의 일부입니다. 그러므로 개신교에서 천국과 지옥만 있다고 믿는 것과 가톨릭의 교리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개신교에서도 개인에 따른 상급의 차이를 얘기하고 천국의 다채로운 차원을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사로운 교리의 차이 때문에 등지고 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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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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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이란 무엇인가? (김웅태신부)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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