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46번: 사랑의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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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09 ㅣ No.2237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6번 “사랑의 송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지금 여러분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고픈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무엇입니까?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상의 코린토 1서 13장에 나오는 성경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새 계명인 사랑에 대한 정의로, 티나 베니테즈(Tina Benitez)가 작곡한 가톨릭 성가 46번 ‘사랑의 송가’에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 곡은 못갖춘마디로 조금 여리게 시작합니다. 전반부는 사랑이 없으면 그저 소리에 불과한 우리의 언행을 일깨워주며, 후반부 후렴구는 강하게 ‘하느님 말씀은 곧 사랑’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빠른 듯한 흐름과 힘 있는 음률의 멜로디 그리고 1, 5, 9, 16, 21, 24마디에서 사용한 임시표가 더욱 애절하게 사랑의 절실함을 전달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똑같은 리듬이 반복되는 음절은 우리가 쉽게 노래할 수 있도록 하지만 표현은 어렵기만 합니다. 사랑도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그만큼 또 많이 어려운 것임을 노래에서도 표현하는 듯합니다.

사랑은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곧 ‘우리’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나 혼자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이기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해 유가족들이 발을 동동거리고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숨기고 피해가기 때문입니다. 이웃나라 네팔에서는 강한 지진이 일어나 마을이 사라지고 피해자가 만여 명에 다다르지만 속수무책입니다. 피해 받은 작은 나라 네팔을 두고 서로의 이익만을 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이, 연인이 그 안에 있다면 우리의 행동은 어떠할까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는 사랑의 계명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찾아 실천하러 나아가야겠습니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6-37)

[길잡이, 2015년 7·8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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