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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가장의일기(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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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choi5456] 쪽지 캡슐

2008-05-27 ㅣ No.9413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까지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넘을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둣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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