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얘,성당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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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manae] 쪽지 캡슐

1999-04-28 ㅣ No.397

"얘,철호야! 성당에 가야지."새벽 4시에 단잠을 깨우신다.

졸리운 눈을 비비고, 온 식구들이 무릎을 꿇는다. 길게 이어지는 아침기도(지금 생각에 40여분 정도 걸림)에 비몽사몽 새벽 단잠을 깨운다. 그리고 나서 온 식구들이 새벽미사를 위해 성당으로 향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끔찍(?)하기도 하지만, 어려서 부터 그런 훈련이 오늘의 사제직을 수행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천주님께 대한 믿음을 생활의 일 순위로 삼아 생활하신 부모님의 정성에 당시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사제직은 목자이신 주님의 소리에 정성을 다하는 직분이다.

그리고 그 소리에 어떻게 응답하는지를 증거하는 직분이다.

어려서 부모님의 혹독한(?) 훈련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나는 다른 모습의 삶을 살아 가고 있었을 것이다.

"양떼는 목자의 음성을 알고 있기때문에 그를 뒤따라 간다. 양들은 낯선 사람을 결코 따라가지 않는다."(요한10,4-5) 세례 성사로 주님의 양인 신앙인들은 주님의 소리를 듣고 응답하고 따르는 사람들이다. 신앙생활은 주님의 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생활이다. 들음은 신앙생활의 기본 덕목 중에 하나이다. 일상적인 삶에서 다른 것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 삶의 열매는 뻔 할 것이다. 매 순간 우리는 도전을 받는다. 주님의 소리를 들을 것이냐? 아니면 다른 어두움의 소리를 듣고 따를 것이냐?

 

성소 주일에 우리는 여러가지 행사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장하는 2세들에게 주님의 소리를 듣게 하는 삶을 보여 주어야한다.

그것이 사제성소나 수도성소를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주변에는 목자이신 주님의 소리를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너무 많다.

 

1999년 부활 제4주일 성소의 날에...

까만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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