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278차 마르코 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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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욱 [austin89] 쪽지 캡슐

2000-01-17 ㅣ No.353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루가 24,32)

 

제가 청년성서모임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수차례의 그룹봉사와 대표봉사자 그리고 3번의 연수를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뜨거운 감동을 느낀 연수였습니다.

창세기와 출애굽의 하느님은 어쩌면 신화적인 존재로 계시는 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 마르코 연수를 통해 본 예수님은 너무도 가까이 계셨습니다.

 

바로 옆에서 말씀하시고 또 바로 옆에서 저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시는 예수님.

예수님의 숨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립니다.

 

각자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며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딘가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들려주신

말씀에서 그 두 제자들이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을 것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공유가 아닐까요.

그러나 성서 연수를 통해 저는 완전할 정도로 그 말씀의 뜨거운 느낌과

생생한 감동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숨을 거두신 후 부활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지금의 부활신앙 또한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구약시대의 유대교 신자로 남아있었겠죠.

엠마오 마을로 가는 두 제자들은 자신들과 길을 걸으며

이야기하던 그 사람이 진정 예수님이신 것을 알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예수님을 실제로 만나지 못하는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기에는 너무나 멀리 있는 듯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번 278차 마르코 연수를 통해

제게 자주 찾아와 말씀하시던 분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며

또 그분의 존재를 저는 미처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는 "당신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의 강의가 생각납니다.

산다는 것은 성장하는 것을 의미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고

변화한다는 것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심은

바로 우리가 겪어야 할 고통을 대신 겪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이기도 하구요.

연수를 하는 과정에서 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만

그 고통을 이제는 내가 받아들일 수 있고

또 예수님의 십자가를 조금이나 가볍게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아마 또 그런 연수가 제게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성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체험한 세번의 연수중에서

마르코 연수가 제게 주는 의미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증거하고

성령의 불꽃같은 도우심도 제게는

아주 중요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연수를 마치는 파견미사에서 저는 하느님께,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토록 주님을 불신하고 원망하던 저에게

"엠마오 마을로 가는 두 제자들이 느낀 그 뜨거운 감동을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함없이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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