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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기도3 주님 바라보기 - 관상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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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0-06-14 ㅣ No.389

 

 

 

III. 기도3 주님 바라보기 - 관상기도

 

 

1. 관상기도

  관상기도는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충분히 느끼고 내 삶 속에 아로새기며, 그 사랑 안에 잠겨서 위안과 평화를 누리기 위한 기도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펼쳐주시는 새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을 얻기 위한 기도의 방식입니다.

  묵상기도가 내 이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주님께 다다르고 주님의 뜻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면, 관상기도는 주님께서 펼쳐주시는 성경의 세계로 들어가 주님을 (실제처럼) 뵈옵고 느끼며, 주님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자비로운 사랑에 잠겨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것입니다.

  관상기도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직접 체험하고, 주님 사랑의 힘으로 변화되어, 주님과 같아지고 닮아가며 하나 되어 친교를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관상기도는 처음에는 묵상기도처럼 기도하는 사람이 주님께서 펼쳐주신 계시나 신비 또는 구체적으로 성경구절의 배경과 등장인물 대화 등을 마치 상상이나 연상처럼 의도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일정 시점부터는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세상 안에서 바라보고 그 안에 참여하여 주님과의 보다 깊은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말로는 조금 모호합니다만, 주님을 만나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주님께 집중’하여 구체적인 성경구절을 가지고 묵상과 관상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쉽게 기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2. 관상기도 방법

  교회의 전승 속에는 관상기도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성 이냐시오의 관상기도 방법을 일반적으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상기도는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그 성경 본문에 나타난 주님과 등장인물들의 만남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오늘의 나도 그 기사를 통해 주님과 관계를 맺는 기도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도를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에게는 40분에서 1시간을 기도하고 쉬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 기도하고 싶으면 쉬고 난 다음에 다시 기도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이는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의 한계와 그로 인한 환청, 환시, 환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기도의 시간 배분은 준비기도 10여분, 본기도 40분-1시간, 그리고 감사기도 10여분으로 잡게 됩니다.

1) 준비기도는 기도 전에 주님을 모시겠다는 열망을 품고, 주님을 모시고자 하는 초대기도(위의 ‘2. 기도에 들어가기 위하여’와 ‘3. 하느님 현존 체험’ 참조), 그리고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자 하는 내 몸과 마음의 준비를 말합니다. 이것은 주님의 현존 안에서 기도하고자 하는 준비입니다. 기도 전에 성경구절을 한 번 정도 읽고 들어가는 것도 본기도 준비에 도움이 됩니다(경우에 따라서는 전날 자기 전에 미리 내일 묵상할 구절을 읽어둘 수 있습니다).

  주님의 현존을 느끼기 위해서는 잠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여 분심을 멀리하고, 마치 주님께서 내 앞에 와 계시다고 여기고 주님과 성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됩니다.

  처음에 연습했듯이 자기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호흡법이나 날숨과 들숨 사이에 ‘예수님!’이나 ‘주님!’ 등의 짧은 단어를 반복하며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집중하셔도 됩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기도자가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주님께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면 좋습니다.

 

2) 본기도는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그 성경 본문에 나타난 주님과 등장인물들의 만남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오늘의 나도 그 기사를 통해 주님과 관계를 맺는 기도입니다.

 

 

 

관상기도를 하자면,

- 어느 한 성경구절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느끼는 데에 만족하셔도 좋습니다.

-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건드리거나 자극하거나 이끄시는 주님의 말씀이나 행위에 머물러도 좋습니다.

- 성경구절에 나타난 상황과 등장인물과의 대화와 행위를 자신의 삶과 대비시켜 그 내용을 살피고 자기 삶의 새로운 기준과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 처음에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성경 본문의 전반적인 내용과 상황(배경, 장면)을,

  두 번째 읽으면서 성경 본문의 등장인물을,

  세 번째 읽으면서 성경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며, 주님과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말을 주고받고 서로 반응을 주고받는지 깊이 새겨보고,

  네 번째, 자신을 또 하나의 등장인물로 집어넣고 주님과 대화하며 함께 활동하는 것을 처음에는 상상으로 그리다가 점차로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장면이나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활동을 그려보다가 그 안에 자신을 집어넣고 자신이 주님께 말씀을 건네는 것 까지는 상상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다가 주님께서 기도하는 자에게 대응하시고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를 보여주시는 대로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경구절이 관상하기 힘들거나 내 삶의 상태가 너무 급박하고 번잡하여 관상기도가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그 성경본문을 계속해서 여러 번 읽으면 주님께서 펼쳐 보여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포기하지 말고 계속 꾸준히 하시면서 기도에 맛들이고 주님을 모시고 함께하는 삶을 사기기 바랍니다.

 

 

 

3) 감사기도는 기도 후에 자신을 이끌어주시고, 위로와 평화를 안겨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기도입니다. 아울러 기도 중에 함께해 주시고 내가 기도할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전구해 주신 성인들에게도 감사기도를 바치면 좋습니다.

  감사기도를 마치고, 자신이 기도 중에 느꼈던 점을 묵상노트에 적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묵상노트는 기도자가 기도를 마치고 훗날 어려움을 겪을 때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커다란 자산이기도 합니다.

 

 

3. 관상기도와 식별

1) 상상

  그런데 관상기도가 이렇게 상상으로 시작하고, 점차로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보는 것이라고 할 때, 기도자가 상상하는 데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관상기도에서 상상이라고 할 때, 없는 것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쓰여 있는 성경 본문을 ‘형상화한다’ 또는 ‘그려낸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연중 제11주 복음을 보면, 도입부분에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때 상상하는 것은,

 

- 예수님을 초대하는 바리사이의 얼굴, 초대의 말, 초대의 행동, 초대의 장소와 시간 등.

- 초대에 응하시는 예수님의 모습, 예수님과 함께 가는 제자들, 예수님을 맞이하는 바리사이들,

- 바리사이의 집, 입구에서 맞이하고 안내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과 대화와 행동들.

- 음식이 차려진 식탁의 크기와 음식의 종류와 방의 모습, 음식을 나르는 사람들의 표정과 대화와 행동들, 참석자들의 표정과 대화와 행동들

 

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마치 시나리오에 따라 드라마를 만든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은 성경본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경본문에 집으로 초대했는데, 나는 야외가 좋으니까 정원이나 다른 좋은 벌판에서 가든파티로 장면을 상상했다든지, 죄지은 여인이 향유가 아닌 식용유를 발랐다든지, 발이 아니라 손이나 얼굴에 발랐다든지 등 장면이나 대화를 임의로 변경시켜서는 안 됩니다. 즉, 소설을 쓰면 안 됩니다. 상상을 하더라도 성경 본문 내용 안에서 기도를 그려내야 합니다. 일례로 이 장면에서는 집에 들어가는 데 다른 바리사이 사람들이 예수님만 맞아들이고 제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아서 실랑이가 벌어졌다든지, 향유를 옥합에서 꺼내 세 번에 걸쳐 발랐다든지 등. 성경본문의 내용을 더 상세히 그리기 위한 상상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세히 그려내기 위해 정작 이 성경본문의 핵심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 성경 구절의 경우에 핵심이 되는 장면은,

 

-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향유를 부으며 죄의 용서를 청하는 여인과

- 그 여인의 행동을 바라보며, 죄인으로 단죄하고 예수님께서 그런 여인에게 대접을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바리사이 사람들의 반응과

- 그런 바리사이들을 타이르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 장면

- 사람들 앞에서 그 여인을 두둔하고, 그 여인의 입장과 행동을 변호하는 예수님

- 그 여인의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

- 예수님의 용서를 받고 변화된 여인의 말과 행동

 

등입니다.

 

  그리고 관상기도이니만큼 무엇보다도 나를 그 장면에 집어넣으면서,

 

- 내가 예수님께 용서를 청해야할 죄는 무엇인지?

- 나는 예수님께 어떤 말과 행동으로 죄의 용서를 청하는지?

-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해 제자들과 바리사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를 상상하십시오(성경 본문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나를 어느 장면에 집어넣으셔도 무방합니다. 기도의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좋고, 참여는 하지만 바라보고만 있다가 여인이 죄를 용서받은 장면이 다 끝난 다음에 내 말과 행동을 집어넣어도 되고, 여인이 향유를 바르고 나서 내 말과 행동을 넣으셔도 되고, 여인의 말과 행위와 사람들의 반응을 마친 다음에 내 말과 행동을 넣어도 됩니다).

  여기까지가 상상으로 가능한 것이며, 이제 내 말과 행동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과 행위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보는 것이 되며, 이 부분이 관상기도의 핵심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은 나를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변호해 주시고 용서해 주시는지?

 

 

2) 관상식별

  그런데 성경본문을 상상하고 관상할 때 들려오는 말들과 행동들 중에는 성경기자가 성경본문을 작성할 당시의 상황과 성경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의미를 제대로 상상한 것도 있고, 잘못 상상한 것도 있습니다. 다른 상상들은 기도자와 주님과의 결정적인 순간을 마련하기 위해 그리는 것이라 굳이 식별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주님과 기도자 사이의 결정적인 체험은 기도를 마치고 식별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 떠오르거나, 솟아나거나, 들리거나, 보이는 말씀이나 행동은,

 

-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또는 사회에서 들어온 좋은 말과 현상이 내 안에서 떠오르거나

- 악령에게서 온 유혹과 부정적인 말과 현상이거나

- 성령께서 들려주시는 좋은 말과 현상

 

중의 하나가 들려오고 보입니다.

  이 세 가지 중에 성령께서 이끌어주시고, 주님께서 진정 나에게 응답해 주셨는가를 식별하는 기준은,

  

- 기도 중에 주님의 위로가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왔는지

- 기도 후에 마음이 평안하고 평화로운지

- 기도 후에 사랑에 대한 열망이 솟아오르는지

 

등입니다. 일례로 이 성경구절을 관상한 경우에는,

 

- 내가 그냥 성경본문을 관상하기 위해 억지로 짜내 고백한 것으로 그쳤는지, 아니면 성령의 인도로 내 죄에 대한 올바른 인정과 통회와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 곧 정개가 이루어져 예수님께 진정으로 용서를 청했는지?

-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실 때, 아무런 감흥도 없는 형식적인 상상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그 용서로 내 죄에서 해방됨을 느끼면서 마치 묶은 체증이 가시고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는지 그래서 주님께 감사할 정도였는지?

- 기도 후에 내가 그 용서와 해방의 힘으로 새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아니면 그 죄에 대한 미련이 앞서는지 또는 미움과 원망이 가득했는지?

 

라고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4. 관상기도 실습

  그러면 이제 지난 시간에 묵상했던 연중 제11주일 다해 복음을 가지고, 관상기도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중 제11주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루카 7,36-8,3)

 

1) 장소와 시간, 자세 준비(일을 멈추고 조용한 시간에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가라앉힘)

 

2) 성령청원(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성령께서 오시도록 청한다)와 하느님 현존 체험

 

3) 복음 낭독(성경 말씀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말씀을 읽고, 귀로 말씀을 들음)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많이 탕감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4) 관상안내(분심이 들거나 엉뚱한 곳으로 흐르면, 다시 성경 본문을 읽으면서 계속)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의 '오관묵상'을 사용해도 좋다.

첫 번째 읽을 때는 복음에 나오는 장면을 마음속으로 그린다(바리사이파의 집에 들어가시는 예수님).

두 번째는 복음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마음속으로 그린다(예수님의 발을 눈물로 닦아주는 여인).

세 번째는 복음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대화와 활동을 바라본다(여인의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님).

네 번째는 복음에 나오는 등장인물 사이에 끼어 나도 참여한다(정성을 바치며 죄사함을 구하는 나).

-예수님께서 바리사이파의 집에 초대를 받아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는 모습을 본다.

-예수님께서 들어가 자리에 앉으시자, 한 여인이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다가온다.

-그 여인이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는 모습을 본다.

-그 여인이 자기 눈물로 적신 예수님의 발을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는 모습을 본다.

-그 여인이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바르는 모습을 본다.

-예수님께서 자기 죄를 씻고 새로 나기 위해 하는 여인의 행동을 갸륵하게 바라보시는 모습을 본다.

-사람들이 그 여인을 죄많은 여인으로 규정하고, 예수님께서 어떻게 대하시는가 살피는 모습을 본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그 여인의 정성을 비유로 말씀하시는 모습을 본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실 때 시몬과 바리사이들의 표정과 반응을 본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실 때 여인의 표정과 반응을 본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불만을 뒤로하고 말씀하신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나도 예수님께 다가가 내 죄를 씻고 새로 나기 위해 정성을 바친다.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한 제자들과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반응을 본다.

-예수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과 행동을 바라보고 주님께 나를 맡긴다.

 

5) 감사기도(기도 중에 함께해 주시고 이끌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림)

 

 

5. 기도와 기도 후의 유의점

1)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할 때, 성경구절을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다 기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하다가 어느 하루치가 마음에 들고 그 성경구절에서 주님으로부터 깊은 위로를 받았다면 계속 그 구절을 반복하여 관상하셔도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성서구절을 끝까지 다 묵상하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읽고 묵상하다가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구절에 머물러 잠겨 있어도(관상해도) 됩니다. 기도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주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고 그분과 하나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경구절을 읽어도 그 상황이 잘 떠오르지 않거나, 그 말씀을 통해 주님과의 만남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기도하면서도 기쁨과 평화를 얻지 못하는 구절은 일단 1시간을 마치고 다시 시작하거나 또는 다른 성경구절로 건너 뛰셔도 좋습니다.

 

2) 기도할 때 성경구절을 곧바로 현실 사회나 자기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되면, 현실 사회가 지옥처럼 여겨지고 자기 삶이 너무나 비참하고 죄스럽게만 여겨져 세상과 자신에 대한 커다란 실망과 손실을 가져올 위험이 있습니다. 기도의 방향은 주님을 뵈옵고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주님 사랑의 힘으로 새로 나기 위한 것이지 좌절하거나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죄’와 ‘아닌 것’은 ‘죄’와 ‘아닌 것’으로 직시해야 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도록 하거나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향해 아니라는 비판과 비난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주님 사랑으로 새로 나고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랑의 발걸음을 가져오기 위함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3) 기도하면서 느낀 어떤 현상이나 위로에 대해, 기도 후에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주님께서 나에게 이러 저러한 말씀을 하셨다.”는 등의 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주의하셔야 합니다. 기도 중에 겪었던 체험을 말하고 나면 바로 그 느낌이 사라져버리는 아쉬움도 있지만, 기도 중에 체험한 내용은 기도자의 주관적이며 그 기도 순간의 체험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기도자의 상황과 수준에 맞추어 다가오시며, 객관화하고 일반화시키기에는 어려운 주관적인 체험을 주시기 때문이기도 하며, 주님은 마치 바람이 마음대로 불고 싶은 대로 불듯이 기도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체험을 안겨주시기 때문입니다.

 

 

  이상의 설명과 안내를 들은 것에 만족하지 마시고, 이제부터 직접 자주 많이 기도하시면서 주님께 잠기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자주하는 염경기도는 하나의 준비기도라고 여기시고, 거기서 그치지 마시고 더 깊고 그윽하게 나아가 주님의 현존 안에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 설명과 안내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렵고 복잡하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자주 많이 직접 기도하시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기도가 무엇인지 스스로 터득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기도인지 아닌지에 대한 식별의 기준은 첫째, 그 기도를 통해 주님의 현존을 잘 느꼈는지, 둘째, 그 현존 안에서 주님과 충분한 만남을 가지고 주님 안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렸는지, 셋째, 주님과 같아지고자 하며, 주님과 같아져서 주님의 사랑을 현실 세계 안에서 살고자 기도자가 새롭게 변화되도록 하는 힘과 위안을 기도 중에 주님에게서 받았는지 등의 여부입니다. 기도하시다가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기쁨과 위안이나 새로운 감흥들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본당의 신부님들께 지도를 받으시기 바라고요, 기도 많이 하시고 주님 사랑 안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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