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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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2000-09-04 ㅣ No.5040

† 찬미 예수님

 

아들아 !

며칠 전 태풍이 휘몰아 치던 날 공포의 긴 밤이 있었지

그 날 넌 자정이 넘어서도 귀가를 하지 않았다

 

수없이 삐삐를 쳤건만 연락도 되지않고

알만 한 집에 모두 전화를 해 보았지만 답변은 "잘 모르겠는데요" 뿐이었다

네 엄마가 안절부절 못하고 한숨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혹시 무슨 변이라도 당했을까봐 전쟁때나 있을 수 있는 있는 그런 절박한 모정을 지켜 보았다.

아빠도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내심 무슨 일이라도 일어 났을까 봐 조바심은 마찬가지였다.

속옷까지 모두 적셔 돌아온 네가 잠자리에 들어서야 엄마는 감긴 네 눈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불을 껐다.

 

지금 네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 지 몰라도

우리 이것 만은 잊지 말자

네가 세상의 사물들을 하나씩 께닫게 되기 훨씬 이전부터 까만 네 눈동자를 바라보며 수없이 행복해 했던 인자한 눈이 있었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애정의 눈빛, 이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

그것은 하느님을 대신한 창조의 눈, 바로 네 엄마의 눈빛이었음을 잊지 마라

 

’심청전’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장면이 퍽 감동적이라고 생각된다.

심봉사가 눈을 뜨게 한 그 기적은 무었이었을까?

그것은 이성으로서의 판단을 재쳐 두고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여겨진다.

자신을 대신해서 목숨을 바친, 죽었던 딸이 다시 살아나 자기 앞에서 아빠를 부를 때, 그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눈을 뜨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는가를 생각해 보아라.

 

예수께서 많은 군중과 함께 예리고에서 떠나가실 때에 바르티매오라는 소경걸인의 간청을 들어시고 그를 불러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 주시기 바랍니까?" 하고 물으셨다

그러니까 소경이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고 여쭈었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가시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구원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즉시 그는 다시 보게 되었다. (마르 10,46~52)

예수님의 한 마디 그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한 마디는 충분히 그의 눈을 뜨게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만약 너라면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먼저 무었을 보겠느냐?

 

오늘 피정중에 아빠가 묵상해 본 성경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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