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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교회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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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4-02 ㅣ No.10

[교황 재위 25돌] 한국 가톨릭교회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103위 시성과 세계성체대회 통해 '긴밀한 일치' 보여줘

 

 

(사진설명)
1. 1989년 10월8일 여의도 광장. 두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00만명의 신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주재했다.

2. 평화의 순례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84년 5월3일 김포 국제공항에 도착,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굳건히 신앙을 키워온 순교자의 땅에 입맞춤, 사랑과 존경을 표하고 있다.

3. 84년 4박5일간 방한기간 중 5월4일 소록도 나환우촌을 찾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소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위로했다.

4. 103위 시성미사 예물봉헌 중 봉헌된 어린아기.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어린 아기는 103위 성인 탄생을 축하하며 새로운 신앙을 다짐하는 의미로 봉헌됐다.

 

"한반도 모든 백성의 선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하느님께서 계속 축복해 주시도록 기도합니다."(2001년 한국 가톨릭교회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기도 목록엔 늘 '한반도'가 들어 있다. 민족상잔으로 갈라진 땅, 한반도 복음화와 평화를 지향으로 기도해 온 교황의 '각별한' 한반도 사랑을 보여주는 대목. 게다가 재임 중 '전세계 주님의 포도밭' 131개국을 사목방문한 교황은 한국에 두차례 방문, 84년에는 조선조 박해시대에 순교한 한국교회 복자 103위를 시성하고 89년에는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통해 한국교회와 '긴밀한 일치'를 보여주었다. 특히 교황청에서만 거행해오던 시성 관례를 깨고 교황은 직접 한국을 방문, 시성식을 거행하는 등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준 바 있다.

 

현 교황 재임 25년은 따라서 그야말로 한국교회가 사도좌 및 보편교회와 일치를 통해 그리스도 신앙의 은총 안에서 넘치는 기쁨을 누린 시기였으며, 그리스도 신비체의 사랑과 일치를 향해 교황과 함께 나아간 4반세기였다.

 

현 교황이 그간 임명한 주교는 고 박석희(전 안동교구장)주교를 포함해 총 19명에 이른다. 현직 주교들 가운데 정진석(서울대교구장)·이문희(대구대교구장) 대주교, 경갑룡(대전교구장) 주교를 제외하고, 12개 교구장 주교와 보좌주교들을 모두 현 교황이 임명했다. 그만큼 한국교회엔 현 교황의 사목적 색채와 영향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셈.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기간 동안 한국교회 주교단은 80·85·90·96년과 2001년 총 5차례에 걸쳐 5년마다 실시되는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을 통해 한국교회 현안을 논의하고 교황과 일치를 재확인해 왔다. 또 그때마다 교황은 아버지와 같은 사랑으로 한국과 한국교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하면서 가정과 평신도 역할, 성소 문제, 성직자 생활, 한국교회법 문제, 타종교와 대화, 남북한 화해와 북한에 관심, 아시아 선교 등 한국교회가 당면한 현안과 미래 지향적 과제들에 주교단과 깊숙이 논의하면서 필요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교황은 특히 분단된 남북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북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세계성체대회 때 북한 주민과 신자들을 마리아께 봉헌하며 평화를 기원한 교황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북녘 형제와의 연대'를 강조해왔다.

 

95년 이후 북한에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 대표단을 북한에 직접 파견, 구호식량과 의약품·의료장비 등을 전달하고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과 연대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같은 교황의 연대 표명은 한국교회에 북녘동포돕기운동을 불러 일으켜 갈라진 겨레에 대한 연대를 확인하며100억원이 넘는 구호식량과 지원물품을 보내는 성과를 거두는 데 크게 기여하는 동력이 됐다. 교황은 한국 주교단의 2001년 사도좌 정기방문 때는 이렇게 당부했다.

 

"합당한 방법으로, 그리고 사목적 사랑으로 북녘 가톨릭 공동체와 모든 북한 주민들과 물질적, 영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화해를 향한 긍정적 단계를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또 김수환 추기경과 김대중(토마스모어)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직접 '방북' 건의를 받기도 한 교황은 비록 아직까지 북한 방문이 성사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과 중국, 러시아 중 가장 먼저 방문하고 싶은 국가로 북한을 꼽고 있다는 것이 교회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교황은 또 세계 선교, 특히 아시아 복음하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계속 강조하면서 큰 기대를 걸어왔다. 한국교회가 성장한 만큼 이제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선교활동의 범위를 아시아로 넓혀 '아시아인 선교는 같은 아시아인인 한국교회가 맡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90년 10월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방문 당시, 교황 말씀은 새 천년기 새 복음화를 향해 나아가는 한국교회에 여전히 유효하다. "사랑하는 형제 주교 여러분, 그리스도를 닮은 행동으로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거함으로써 이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도록 주님께서 당신의 사랑 안에서 한국교회를 부르고 계신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일치되어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한 저의 끊임없는 기도를 약속해드립니다.…"

 

<평화신문, 제744호(2003-10-19),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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